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 김광석 '내 사람이여'
요즘 방영되는 드라마의 핵심 주제인 '전생'과 '인연.'
계속 반복 재생되는 주제임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테마.
유아인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로 보게 된 '시카고 타자기'에서 내 눈에 들어온 장면(9화)은,
유령작가가 된 '유진오(고경표 역)'가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던 그 눈빛.
그리고 경복궁을 배경으로 세 주인공이 사진을 찍던 장면이었다.
암울한 시대를 꿋꿋하게 견뎌낸, '앞선 청춘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던 대사도 좋았지만,
고생했어. 당신들이 바친 청춘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살아.
그 때 바쳐진 청춘들에게 전해줘. 고생했다고.
이만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그들 세 명이 함께 사진을 찍던 모습에서, 그들의 눈빛과 미소가 오래도록 내 가슴에, 기억에 아련하게 남았다.
그 잔상이 얼룩을 남길 무렵, 문득 떠오른 사람.
눈 앞에 있진 않지만, '함께' 있음을 느낄 수 있고
사랑받고, 사랑하고 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사람.
숨 쉬는 공기, 스치는 바람, 한 줄기 햇살에도 그 존재감이 느껴지는 사람.
따뜻하고 온화하고 부드러운 파장이 가슴으로 전해오는 사람.
깊어가는 밤, 그에게 속삭이듯 나즈막히 들려주고픈 노래.
김광석님의 '내 사람이여.'
https://www.youtube.com/watch?v=_2uPGHn9Pbg
내가 너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다면
빛 하나 가진 작은 별이 되어도 좋겠네
너 가는 곳마다 함께 다니며 너의 길을 비추겠네
내가 너의 아픔을 만져줄 수 있다면
이름 없는 들의 꽃이 되어도 좋겠네
눈물이 고인 너의 눈 속에 슬픈 춤으로 흔들리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내 가난한 살과 영혼을 모두 주고 싶네
내가 너의 사랑이 될 수 있다면
노래 고운 한 마리 새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새벽을 날아다니며 내 가진 시를 들려주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이토록 더운 사랑 하나로 네 가슴에 묻히고 싶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네 삶의 끝자리를 지키고 싶네
내 사람이여 내 사람이여
너무 멀리 서 있는 내 사람이여
내 사람이여 너무 멀리 서 있는
내 사람이여 너무 멀리 서 있는
내 사람이여
꿈 속에서였다.
그 사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게.
보이진 않았지만, 늘 내 곁에 있었던 사람.
참 많이, 보고 싶었던 사람.
까만 밤,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는 더러운 바닷물,
파도가 엄청 높았던 그 바다를 가까스로 헤엄쳐 나와, 어찌어찌하여 어두운 동굴에 다다랐을 때
그곳에서 놀랍게도,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 혼자 싸우고 버텨내고 감내하면서 자가치유를 해왔다고 생각한 그 순간,
줄곧 내 곁에 그 사람이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옆에서, 늘 나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지켜주었던 사람.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뭔가 낯익고 익숙한, 따스한 느낌의 그 사람.
알 수 없는, 미지의 그가 몹시 보고싶고 그리웠다. 꿈속에서.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내 곁을 지켜주어 고맙다고,
그 지지와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기에 정말 감사하다고,
꼭 말하고 싶다.
두 손 마주 잡고
두 눈을 마주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