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제법 내린 날,
치적치적 소리를 내며 자동차가 질주하는 길가를
비릿한 봄비 내음을 맡으며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리운 이들, 함께했던 순간들,
아릿해 오는 마음
무너진 것들이 다시 피어나려면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상처를 껴안은 채 살아내는 일은, 얼마나 고독할까요.
끝까지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안고,
다시 걸어간 사람들.
그 어떤 상처, 아픔도
살아있음의 의미를 덮어버리지는 못하기에
결국은 햇살 비치는 아침에
또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사람들...
그렇게
'아픔'보다 '살아남은 이들의 서성거림'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기적처럼 매일 찾아와 주는
따듯한 생명의 빛, 당신 곁에 오래 머물기를.
장편소설 탈고한 날, 봄비를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