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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댁에 가면 항상 있던 너.
'쑥개떡'

밀가루로 만든 달큼한 떡.

by 줄리앤
스크린샷 2021-03-28 오전 11.44.15.png 쑥개떡

쑥개떡

: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던 요리.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봄이 오면 항상 봄나물을 사서 밥이나 국에 넣어 요리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에서 봄나물의 냄새를 맡으면 어렸을 적 엄마의 요리가 생각나지만 그 요리보다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있다. 외할머니의 '쑥개떡'이다. 쑥과 쌀가루를 섞어 반죽한 뒤 납작하고 동그란 모양으로 찐 쑥떡 또는 쑥개떡이라고 하는 요리. 어린아이였던 내가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주방에는 항상 소쿠리에 담겨있는 쑥개떡이 있었다. 외할머니의 쑥개떡은 보통 쑥개떡과는 다르다. 쌀가루가 아닌 밀가루로 만들어진 살짝 달큼한 쑥개떡이었다. 쉴 틈 없이 배가 고팠던 어린 나는 소쿠리의 바닥이 거의 다 보일 정도로 먹어댔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이제는 그 떡을 맛볼 수 없기에 직접 만들어보았다. 어렸을 적 그 맛은 나지 않지만 쑥의 은은한 향을 맡으니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재료

쑥 140g, 밀가루 400g, 물 200ml,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3인분 기준




레시피

: 쑥개떡


1. 손질한 쑥을 끓는 물에 넣어 쑥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충분히 삶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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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익힌 쑥의 물기를 제거한 후에 잘게 잘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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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개떡을 만들며 가장 당황한 부분이 바로 이 단계였다. 전 과정에서 쑥이 부드러워지도록 푹 삶았다고 해도 쑥의 억셈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중간한 날을 가진 칼로 쑥을 자르려 하면 잘리지 않고 칼이 밀려버린다. 날이 잘 서있는 칼이 없다면 가위로 잘라주는 것을 추천한다.





3. 자른 쑥, 밀가루, 물, 설탕, 소금을 넣어 반죽한 후에 모양을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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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한 양의 재료들을 섞어 반죽을 완성하고나니 이제야 쑥의 양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 그 빛깔이 나오지 않는다. 이 요리의 포인트는 쑥의 향긋함이기 때문에 쑥의 양을 늘리고 밀가루와 물의 양을 조금 줄여서 반죽하는 것이 나을 듯싶다. 아니면 아예 쑥을 믹서에 넣고 갈아 반죽을 하는 것도 쑥의 향을 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되겠다.





4. 찜기에 넣어 최소 20분간 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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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상과는 달리 밀가루는 빨리 익지 않았다. 아무리 반죽을 얇게 펴서 쪘다고 해도 최소 20분은 익혀줘야 밀가루 맛이 나지 않았다. 그러니 인내심을 갖고 떡 안쪽까지 모두 익을 때까지 기다리자. 충분히 익힌 후 젓가락으로 찔러보았을 때 아무것도 묻어 나오지 않는다면 잘 익은 것이다.





Plating

: 소쿠리가 없어 아쉽지만 소박함은 살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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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외할머니의 집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 쑥개떡을 소쿠리에 담아 플레이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땅한 것이 없었기에 소쿠리와 비슷한 색감인 나무 그릇에 담아 완성했다. 이 요리는 소박한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 매력을 살리기 위해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쑥개떡 그 자체만을 올려두었다. 쑥개떡의 모습과 쑥개떡을 담아놓은 그릇 모두 옛날 모습과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소박하고 수더분한 그 느낌은 살릴 수 있었다.




Eat



줄리앤의 영상 레시피&일상

https://youtu.be/Zjb1r2b6gVc

내 요리의 레시피와 일상이 '영상'으로 기록되어있는 곳.

'쑥개떡'의 자세한 레시피 또한 여기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yBBZ9rBYjbA-oHENepISA

Julianne's Magazine

: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

https://brunch.co.kr/magazine/just-co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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