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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앤 Mar 28. 2021

외할머니 댁에 가면 항상 있던 너.
'쑥개떡'

밀가루로만든 달큼한 떡.

쑥개떡

쑥개떡

: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던 요리.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봄이 오면 항상 봄나물을 사서 밥이나 국에 넣어 요리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에서 봄나물의 냄새를 맡으면 어렸을 적 엄마의 요리가 생각나지만 그 요리보다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있다. 외할머니의 '쑥개떡'이다. 쑥과 쌀가루를 섞어 반죽한 뒤 납작하고 동그란 모양으로 찐 쑥떡 또는 쑥개떡이라고 하는 요리. 어린아이였던 내가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주방에는 항상 소쿠리에 담겨있는 쑥개떡이 있었다. 외할머니의 쑥개떡은 보통 쑥개떡과는 다르다. 쌀가루가 아닌 밀가루로 만들어진 살짝 달큼한 쑥개떡이었다. 쉴 틈 없이 배가 고팠던 어린 나는 소쿠리의 바닥이 거의 다 보일 정도로 먹어댔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이제는 그 떡을 맛볼 수 없기에 직접 만들어보았다. 어렸을 적 그 맛은 나지 않지만 쑥의 은은한 향을 맡으니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재료

쑥 140g, 밀가루 400g, 물 200ml,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3인분 기준




레시피

: 쑥개떡


1. 손질한 쑥을 끓는 물에 넣어 쑥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충분히 삶아준다.





2. 익힌 쑥의 물기를 제거한 후에 잘게 잘라준다.

쑥개떡을 만들며 가장 당황한 부분이 바로 이 단계였다. 전 과정에서 쑥이 부드러워지도록 푹 삶았다고 해도 쑥의 억셈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중간한 날을 가진 칼로 쑥을 자르려 하면 잘리지 않고 칼이 밀려버린다. 날이 잘 서있는 칼이 없다면 가위로 잘라주는 것을 추천한다.





3. 자른 쑥, 밀가루, 물, 설탕, 소금을 넣어 반죽한 후에 모양을 잡아준다.

내가 정한 양의 재료들을 섞어 반죽을 완성하고나니 이제야 쑥의 양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 그 빛깔이 나오지 않는다. 이 요리의 포인트는 쑥의 향긋함이기 때문에 쑥의 양을 늘리고 밀가루와 물의 양을 조금 줄여서 반죽하는 것이 나을 듯싶다. 아니면 아예 쑥을 믹서에 넣고 갈아 반죽을 하는 것도 쑥의 향을 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되겠다.





4. 찜기에 넣어 최소 20분간 쪄준다.

나의 예상과는 달리 밀가루는 빨리 익지 않았다. 아무리 반죽을 얇게 펴서 쪘다고 해도 최소 20분은 익혀줘야 밀가루 맛이 나지 않았다. 그러니 인내심을 갖고 떡 안쪽까지 모두 익을 때까지 기다리자. 충분히 익힌 후 젓가락으로 찔러보았을 때 아무것도 묻어 나오지 않는다면 잘 익은 것이다.





Plating

: 소쿠리가 없어 아쉽지만 소박함은 살려야지.

어렸을 적 외할머니의 집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 쑥개떡을 소쿠리에 담아 플레이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땅한 것이 없었기에 소쿠리와 비슷한 색감인 나무 그릇에 담아 완성했다. 이 요리는 소박한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 매력을 살리기 위해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쑥개떡 그 자체만을 올려두었다. 쑥개떡의 모습과 쑥개떡을 담아놓은 그릇 모두 옛날 모습과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소박하고 수더분한 그 느낌은 살릴 수 있었다.




Eat


 

줄리앤의 영상 레시피&일상

https://youtu.be/Zjb1r2b6gVc

내 요리의 레시피와 일상이 '영상'으로 기록되어있는 곳.

'쑥개떡'의 자세한 레시피 또한 여기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yBBZ9rBYjbA-oHENepISA

Julianne's Magazine

: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

https://brunch.co.kr/magazine/just-co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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