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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앤 Mar 21. 2021

가장 심심하지만 가장 매력 있는 '배추전'

오로지 배추만으로 맛을 내는 음식.

배추전

배추전

: 식어도 맛있는 음식이 몇이나 될까?


 특정 식재료를 좋아하게 되는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식재료가 들어간 음식에 빠졌다가 함께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나 또한 '배추전'이 배추에 빠지게 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내 기억에서 배추전을 처음 먹어본 것은 차례상에서였다. 여느 때와 같이 엄마와 함께 차례상에 올라갈 전을 부치던 중 엄마가 배추와 밀가루 물을 가져다주었다. 조금 생소한 전 재료였지만 엄마에게 물어가며 배추와 밀가루로 배추전을 만들었다. 사실 차례상에 올리고 난 후 먹는 전은 차갑게 식어있기 때문에 보통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먹었다. 하지만 배추전은 달랐다. 식었을 때도 배추의 달큼함과 결대로 찢어 초간장에 찍어먹는 그 맛. 그 이후로 꼭 차례상에 올리는 것이 아니더라도 종종 배추전을 만들어 먹곤 했다. 그리고 배추는 점점 내가 자주 찾게 되는 식재료가 되었다.


재료

배추 300g, 밀가루 200g, 물 350ml, 소금 1/2작은술, 식용유, 간장 2큰술, 식초 1작은술

*2인분 기준




레시피

: 배추전


1. 배추를 씻어 줄기 부분만 반으로 가른다.

배추의 잎은 부드러워 모양을 잡기 쉽지만 줄기 부분은 단단하기 때문에 손질을 해주지 않으면 줄기 부분의 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남게 된다. 그래서 줄기 부분을 반으로 갈라 쉽게 펴기 좋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줄기와 잎 부분이 골고루 익으면서 아주 부드러운 배추전을 만들 수 있다.





2. 보울에 밀가루, 물, 소금을 넣어 덩어리가 없을 때까지 저어준다.

나는 엄마의 방식대로 만들기 위해 오로지 밀가루만 넣고 반죽을 만들었다. 하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부침가루, 전분가루를 추가해서 더욱 바삭한 배추전을 만들어도 좋겠다. 또한 반죽의 농도는 숟가락을 들어 올렸을 때에 주르륵 흐르는 정도면 된다. 살짝 묽다 싶으면 딱 적당한 농도다.





3. 손질한 배추를 밀가루 물에 넣어 골고루 묻혀준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밀가루 물을 묻힌 배추를 잘 펴서 부쳐준다.

배추는 생각보다 숨이 빨리 죽는 식재료들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배추를 완전히 익힌 후에 배추전을 꺼내는 것보다는 배추 심지 부분의 단단함이 살짝 남아있을 때 끝내는 것이 좋다. 음식은 불 위에서만 익는 것이 아니라 그릇에 옮긴 후에도 남아있는 잔열에 의해 익기 때문이다. 그 과정까지 생각하면 살짝 익히고 불 밖으로 꺼내 주는 것이 좋다.





Plating

: 투박한 매력을 가진 것들의 조화.

완성된 배추전을 그릇에 담고 간장과 식초로 만든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개인적으로 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릇은 '나무'라고 생각한다. 옛날부터 먹어온 음식이라 그런지 전통적인 그릇과 가장 잘 어울린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그릇 중 가장 투박한 매력이 있는 나무 그릇을 사용했다. 나무 그릇은 대부분 두 가지로 나뉜다. 색이 연한 부드러운 분위기의 나무 그릇 또는 색이 진해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느낌의 나무 그릇. 둘 중에서 조금 더 투박한 느낌을 살릴 수 있는 후자를 선택했다. 진한 나무 그릇이 밝은 색감의 배추전과 대비가 되면서 서로의 장점을 더욱 살려준다. 만약 색이 연한 나무를 사용했다면 이러한 느낌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Eat



줄리앤의 영상 레시피&일상

https://youtu.be/VUxTGZxY8OI

내 요리의 레시피와 일상이 '영상'으로 기록되어있는 곳.

'배추전'의 자세한 레시피 또한 여기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yBBZ9rBYjbA-oHENepISA

Julianne's Magazine

: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

https://brunch.co.kr/magazine/just-co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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