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봄을 기다려줄 요리.
: 은은한 사과향과 은은한 봄 냄새.
지난주 마지막 겨울 요리를 만들고 고민했다. 이제 곧 따듯한 공기와 함께 봄이 올 것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아직 찬 공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봄을 기다리며 먹을 수 있는 요리는 무엇이 있을까. 오랜 고민을 한 끝에 봄까지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사과청'을 만들기로 했다. 사과청은 기존에 많이 만들던 레몬청, 자몽청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과일 자체의 향이 은은한 편이고, 맛 또한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은은한 향과 맛이 오히려 봄과 더욱 잘 어울린다. 은근히 포근한 공기와 은은한 꽃냄새에 스미듯이 어울리는 사과향. 향과 맛이 강한 과일이었다면 봄의 느낌을 살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가올 봄을 사과의 향과 함께 기다려보자.
사과 3개, 레몬 1개, 설탕(사과+레몬과 1:1 비율로 준비/약 1kg), 베이킹소다 3큰술, 사이다 또는 탄산수, 얼음
1. 냄비에 유리병과 뚜껑, 물을 넣은 뒤에 15분 동안 끓인다. 물기는 완전히 제거해서 준비해둔다.
피클, 장아찌, 과일청을 만들 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과정은 유리병을 열탕 소독하는 것이다. 집에서 만드는 절임식품들은 아무래도 시판 제품들보다 보관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 과정을 더더욱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열탕 소독 후 물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물기 또한 완벽히 말려서 준비하자.
2. 사과와 레몬을 베이킹소다로 문질러 닦은 뒤 물로 헹군다.
사과와 레몬을 세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베이킹 소다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문질러도 껍질 표면이 금방 매끈해지고,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단, 물로 헹구는 과정에서 사과를 물에 오래 담가놓으면 단맛이 쉽게 빠진다고 하니 이 점만 주의해서 세척하자.
3. 사과와 레몬의 물기를 닦아준 뒤에 얇게 썰어준다.
유리병 열탕 소독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과와 레몬의 물기도 꼼꼼히 닦아주는 것이 좋다. 이유는 같다. 곰팡이가 생기지 않고, 오래오래 두고 먹기 위해서다. 아직 완전한 봄이 오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 최대한 오래 보관하기 위해 물기 제거는 완벽히 하자.
4. 보울에 사과, 레몬, 설탕을 넣어 섞어준다.
5. 4에서 만든 사과청을 유리병에 넣고, 냉장고에서 3일간 숙성시킨다.
과일청을 만들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보면 설탕이 녹지 않고 유리병 아래에 깔려있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럴 때는 중간중간 뚜껑을 열어 깨끗한 숟가락으로 설탕과 과일청을 저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설탕 사이에 과일청이 스며들면서 설탕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6. 유리컵에 사과청과 얼음, 사이다(또는 탄산수)를 넣어 섞어마신다.
몇 달 전, 레몬청을 만들어서 레모네이드를 만들 때는 사이다를 사용했다. 그때는 레몬의 향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사이다를 써도 충분히 맛이 좋았다. 하지만 레몬만큼 향이 강하지 않은 사과는 사이다와 만나면 사이다 특유의 향에 묻혀 존재감이 사라진다. 그러니 사과의 싱그러운 향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사이다보다는 탄산수를 넣어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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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