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기당하는지 알겠더라, 인상과 말투에서 전혀 사짜스러운 냄새를 풍기지 않았다. 오히려 모범시민의 아우라가 느껴졌달까...
첫 번째 먹튀.
화려한 모습으로 짙은 장미 향수 냄새가 났었던 그녀.
본인이 근처 결혼정보회사 대표인데 지갑을 두고 왔다더라. 내일 꼭 다시 오겠다며 명함을 주고 사라졌다. 명함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하니 다른 업체로 연결된다. 그야말로 계획적인 범죄자였다. 오픈 초기에 당한 일로 덕분에 쓰라린 교훈을 준 사건이었다.
두 번째 먹튀.
저명한 교수님들의 오마주가 느껴지는 중년의 남성.
집 어르신이 요양원에 계신데 우리 집 떡을 참 좋아하신다더라. 내일 아침에 인사드리러 갈 때 들고 간다며
어찌나 온화한 미소로 이야길 하던지. 계산할 때 지갑을 찾는 시늉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계좌번호를 물어보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여기로 입금 좀 해달라고 누군가와 실제로 통화를 했다. 그리고 10분 안에 입금될 테니 걱정 마시라며 떠났는데... 마감 시간 무렵이라 그랬는지 긴장이 풀려서 아무 생각 없이 떠나보냈다.
이때 잡았어야 했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1주일 정도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경찰에 신고하기로 했다. 혹시나 같은 피해를 다른 상인들에게도 줄까 싶어서이다.
신고 과정은 매우 단순했다. 112에 전화해서 상호명과 주소를 말하고 무전취식 신고를 하니 관할 지구대에서 가게로 찾아왔다. 한 10분 만에 시간과 인상착의 확인 등 현장방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