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오전 9시 48분
오전 9시 48분은 평소에 내가 일하고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이 날은 달랐다.
아내에게 전화가 왔고, 매우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이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이다.
갑자기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지고 숨을 잘 안 쉰다는 다고 말했다. 그리고 119에 전화해 기다리고 있다고...
갑자기 귀가 멍해졌다. 119라니?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불청객이 찾아왔다.
나는 할 말을 잃었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정적이 5초 정도 지났을까,
정신을 부여잡고 아내에게 구급차 타면 목적지 말해달라고 말 한 뒤 미친 사람처럼 밖으로 뛰쳐나갔다.
도로까지 쉬지 않고 달려 택시를 탔다.
기사님이 어디 가시냐고 물었을 때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혹시 목적지를 남겨놓았을까 싶어 아내 카톡창을 보니 그 사이 목적지가 정해졌나 보다. 고대구로병원.
도착하기까지 그렇게 초조할 수 없었다.
어중간한 아침시간에 차는 또 왜 그리 막히는지 순간이동이 정말 간절했다.
이 날 쌍둥이의 극명한 단점을 하나 깨달았다.
이런 일이 부모가 혼자 있을 때 발생하면 둘 동시 케어가 불가능하단 것이다.
도착해보니 아내가 둘을 동시에 안고 있을 수 없으니, 현이를 구급대원분이 안고 있었다.
맙소사.. ㅠㅠ 재빨리 구급대원분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며 현이를 받았다.
(119 구급대원분 그 날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모님에게 전화하여 집으로 급히 와달라고 도움을 청했고,
현이를 집에 바래다준 뒤 짐을 챙겨 다시 병원으로 갔다.
도착해보니 주삿바늘을 꼽고 환하게 웃고 있는 준이를 봤다.
그리고 울컥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저 순수한 아이를,
밤에 잠 안 자고 때 쓴다고 답답해했던 내 모습이 밉게 느껴졌다.
더 가슴이 아팠던 건 소변 검사를 할 때였다.
세균 검사를 위해서 요도에 관을 삽입하여 소변을 빼내는 작업이다.
선생님이 문 밖에서 기다리고 계시라는 말에 아무렇지 않게 밖에 있다가,
아이가 고통스럽게 우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눈물이 당장이라도 쏟아질 듯 속이 상했으나 울 수가 없었다.
아내가 이미 그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에 나는 참아야 했다. 아내를 달래기 위해서.
사실 소변을 뽑아내는 작업의 소요 시간은 겨우 10초 정도였었다.
그런데도 겨우 그 찰나의 순간이 마치 억 겹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입원 첫날이 시작됐다.
6월 19일,
생애 처음 119를 부른날이자 응급실을 가본 날 그리고 부성애를 심하게 느낄 수 있었던,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경험을 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