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기:아프리카 청춘이다 8

Africa Cup 종합 2위

by 크림치즈

마다가스카르에서 태권도 Africa Cup이 개최되었다.

(정글의 법칙에 나온 그 마다가스카르)


대회 준비를 위해 세네갈 태권도협회요청으로 태권도 품새팀 감독을 맡았다.


대회 참가 결정이 늦게 나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6개월이었다.

게다가 품새팀의 세계대회 참가는 처음인지라 부담과 책임감이 막중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이곳의 태권도 선수들은 자신의 직업이 따로 있다.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엔 운동을 하는 직장인들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도대체 일 끝나고 어떻게 운동을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을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태권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들의 향기는 정말 짙었던 것 같다.


대회 준비는 순탄치 않았다.

항공료, 숙박비, 식비 등 지원금을 만들어내는 하나하나가 난이도가 높았다. 모든 것이 확정되지 않으면 자비로 부담해야 하므로 참가가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대회 참가 일주일을 남기고 모든 예산 지원이 결정되었다.


해낸다... 반드시 금메달 하나는 가져오겠다. 라는 큰 뜻을 품고 비행기에 올랐다.

케냐를 거쳐 1박 2일 만에 개최지인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했다.




우리는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 묵었다.

선수는 4인 1실, 코치진은 2인 1실로 배정받았다.


도착 당일에는 시내를 가볍게 투어 하면서 몸을 풀었다.

그리고 경기장에 가서 미리 그 공기를 함께 체감했다.

경기장엔 홈팀인 마다가스카르 대표팀이 있었다. 우리를 쳐다보는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다, 경계의 눈초리가 아니길 바라며 경기장에 있는 연습장 좀 나눠 쓰면 안 될지 물어보았으나 단칼에 거절당했다. (섭섭..)


그래서 하는 수없이 호텔 뒤편에 있는 주차장에서 연습했다. 3일 간 밥 먹고 운동, 밥 먹고 운동... hustle and hustle




대회 당일.

우리는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고 (Allez-Allez-Senegal!) 대회장에 입장했다.


남자 개인전, 여자 개인전, 단체전, 남녀 복식전 순으로 진행했다.


하나둘씩 오픈되는 우리의 성적.


남자 개인전, 동메달.

여자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은 아쉽게 은메달.

선수 시절 나는 금메달을 못 따 봐서 그 은메달 징크스가 여기에도 적용되는 건 아닐지 무척 초조했다.


그리고 마지막 복식전에서 금은동 퍼즐 맞추기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금메달 확정.


도합 동메달 2개, 은메달 3개, 금메달 2개.

대회 참가에 전원 메달 수령 달성!

더 기쁜 건 최고 지도자상까지 받아, 세네갈은 종합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자랑스러운 나의 경험. 내 인생에 작은 우생순을 먼 땅 마다가스카르에서 찍었다.

세리머니로 헹가래를 해줬는데 그때 살이 좀 쪄서 두 번 만에 내팽개쳐졌다.

가끔 페이스북으로 연락하고 지내는데 복식전으로 활동한 이 커플은 운동하다가 눈이 맞아서 결혼에 골인. 자녀까지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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