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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 품격 상실의 시대

품격 존중의 르네상스를 바라며...

by Julianus

품격이란? 사전적 의미로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로 정의된다. 우리는 품격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품격을 지키며 살고자 함 무시받음을 넘어 조롱까지 받는 품격 상실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힘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와 이해가 상충되는 상대와의 대치에서 상대를 경쟁자이자 최소한의 동반자로 인식하려고 노력해 왔었다. 그 예로 전쟁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피해를 주고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승자는 관대함을 베풀었고 패자는 그 관대함에 감사할 줄 알았다. 이동수단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동반자로서의 경쟁자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근거리에서 나와 경쟁도 하지만 외부의 더 큰 위협이 있을 때는 잠시 경쟁을 내려놓고 공동의 적을 위해 싸우기도 한다. 이러한 동반자적 경쟁관계의 구축은 인류가 무한히 성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기인하여 우리가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과 자원을 쓰며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망각하게 했다. 그 결과 우리의 문명은 꽤나 긴 시간 동안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고 적이자 아군이며 경쟁자이자 동반자를 만들며 복잡하게 얽히고 섞여 성장했다.

물론 앞에서 말한 바대로 적을 동반자로 인식하지 않고 승자독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도 한 없이 많다. 하지만, 힘의 논리로만 사회가 유지된다면 야생의 동물과 우리는 다르지 않았고 않을 것이다. 자연계의 동물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이타적 행위(혹은 이타적 행위처럼 보이는)를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것 중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이 바로 인간만이 가지는 '품격에 대한 존중'이라는 특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와 의견이 달라 동의하진 못하지만 반대의견을 고수함을 존중하는 품격을 우리는 분명 가지고 있었다. 나와 정치적 색이 달라도 그 정치적 가치가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근간을 위협하지 않은 이상은 존중하고자 했고 타협하고 융합될 수 있었다.

요즘은 어떠한가,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를 존중하고자 한다면 나와 같은 생각인 사람으로부터 외려 공격을 받고 소외당하며, 내가 베푼 존중은 조롱이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더 서글픈 사실은 이러한 풍토가 만연하다 못해 사회의 주류 가치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는 품격 상실의 시대로 내달리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제로섬 게임이 아님을 하루빨리 자각하고, 한 때 우리가 소중이 여겼던 품격을 다시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품격에 대한 존중' 회복으로 인간다움을 복구하려는 르네상스의 시대가 오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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