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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nus Jan 25. 2023

(영화 1) The Devil All The Time

: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에 본 넷플릭스 영화 중 꽤 괜찮은 작품이라 글을 남겨본다.

   이번 영화는 배우나 연기 보다 스토리와 구성에 감명받아 글을 쓰게 되어 배우나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자 한다. 영화의 주제의식은 제목에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고, 그것에 아주 동의하는 바임으로 그에 대한 반론에 대한 언급 없이 감상을 남긴다. 

   영화는 악의 탄생부터 성장 그리고 자식으로 이어지는 되물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 보고 나서야 원제목인 The Devil All The Time는 영화전체의 주제의식을 잘 담은 정말 잘 지은 제목이라고 생각되었다. 한편 한글과 영어의 차이이겠지만 한글제목은 원제와 같이 영화전체의 주제의식을 담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한글번역에서는 존재부재를 부정함으로 존재를 부각하고자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내내 악마가 단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그 악마들끼리 충돌하며 악의 연대기를 이어나감을 전하고 있다. 원제인 The Devil All The Time처럼 전쟁에서 새로운 악이 발현하기도 하며,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악들이 우리 옆에 있기도 하며, 악에게 베풀었던 선의가 비극으로 되돌아옴은 다반사며,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 악마들의 행동의 결과에 휘말린다. 개인적으로는 한글제목을 '악마는 언제나 있다'정도로 했으면 어땠을 까한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만큼 기억에 남지는 않겠지만 원제의 의미와 영화의 주제를 좀 더 잘 표현한다고 본다. 분명히 존재 소멸을 부정함으로써 얻는 영화 홍보효과는 크겠지만 분명 소멸의 부정으로 존재의 영속성을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언제나 있는 악마가 사라지지 않음으로 표현되는 악마보다는 더 강하고 더 악해 보인다.

  영화는 인간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전쟁과 종교를 통해 그 속의 악마들이 어떻게 사라지지 않는지 보여준다. 영화 내내 악마 혹은 악을 행하는 인물의 신분은 모순적으로 악마가 절대 되지 말아야 될 직업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모순적인 세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쟁에서 돌아온 주인공의 아버지는 퇴역군인으로 나라를 지켰으며 가족을 지켜야 되는 역할이지만 연속으로 겪은 너무나도 힘든 상황들 때문에 내재되어 있던 악에 잠식당해 악이 발현되는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한다. 불행인 점은 아버지 본인이 품고 있던 악은 스스로를 파괴하며 몰아냈지만 그 악은 고스란히 그의 아들에게로 전이되었다. 영화는 이러한 점이 전혀 슬프지도 안타깝지 않게 오히려 무덤덤하게 표현함으로써 악의 보편성에 대해 말해주며, 우리 주변에 어느 정도의 악 그리고 악마는 언제나 존재하고 조금 과장해서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일정 부분 악을 안고 살아가지 않느냐고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종교에 관해서는 인간이 존재에 대한 의문이 드는 순간부터 종교라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선지자 혹은 절대자를 따라 인간 본질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이를 이끄는 종교인은 다른 사람들보다 용기 있게 악과 맞서야 하며, 보통사람들 이끌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종교인들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악마 그리고 잘못된 믿음에 현혹된 악마의 모습으로 등장함으로써 악의 일반성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고 누구도 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는 같은 시간대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때때로 충돌하기도 하며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기도 함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말미에는 그 악마들의 악행이 주인공과 하나씩 만나게 되며 주인공으로 악이 중첩됨을 단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상징물이 아버지가 전쟁에서 들고 온 권총이다. 권총이라는 것이 악마의 매개체이며, 주인공이 악마로 각성하게 되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영화에서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히틀러가 자살할 때 사용했던 총으로 소개되는 순간부터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섬뜩한 물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총을 이어받은 주인공이 그 총으로 처음으로 살인을 하게 되고 조우한 다른 악마들을 제거하며 더 큰 악마로 성장한다. 처음으로 살인을 했을 때, 물론 그전부터 폭력적인 모습이 있음은 보였지만, 보였던 불안감은 두 번째 살인 후 잠이 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죄책감으로부터 무뎌지는 이제 진짜 악마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이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며 히치하이킹한 주인공이 운전사나 동승자에게 살해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보았지만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감독이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으나 엔딩까지 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기에는 적절한 장치였다.

   영화의 플롯이 다양한 장소와 이야기들을 중첩시킴으로 꽤나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처음에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보다 상당히 몰입도가 있고 이전의 봐왔던 넷플릭스영화들과 다르게 상당히 탄탄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하고 검색해 보니 역시 원작 소설이 있었다. 원작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분명 영화이상의 치밀한 구조와 더 깊은 묘사를 했두었을 꺼라 생각되며 언젠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이 겪는 선형 사건들과 일들을 점점이 교차시킴으로써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을 만들고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인물들의 이벤트가 중요한 결과를 낳음을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도 평범한 인간들이 겪는 상황과 장소 속에 악마들이 행하는 사건들을 보여줌으로 악마 항상 우리 곁에 있고 악은 어디에서나 존재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The Devil All Th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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