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율리 Mar 14. 2021

생각만 많은 사람이 되지 말자

지금, 나를 돌아보며 쓰는 글(1)



생각에 잠기다


사색을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다가도, 음악을 듣다가도 생각에 잠기는 일련의 시간을 아꼈다. 과거의 반성, 현재의 걱정, 미래의 계획. 머릿속 이 순환은 한편으로는 완벽해 보인다. 금방이라도 무언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이 말이다.




다음은 그렇게 오지 않는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완벽하게 그렸지만 아직 아무런 시작도 하지 않았다. 생각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완벽해 보이는 착각만에 사로잡힌다.

그건 그저 생각뿐인데 말이다. 뭐라도 하다 머릿속에서 튀어나오지 않으면 소용없다. 즉 실행하지 않으면 다음이 없다.


생각이 필요 없다거나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깊은 생각은 밑거름, 인간의 근원 같은 것이다. 다만 거기서 끝나는 것에 대한 태도를 걱정한다. 생각이 많되, 생각만 많은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나만의 생각 요령


내가 생각한 요령은 딱 2가지다. 분명 더 많은 방법이 수많은 책들 속에 나와 있겠지만 이건 그저 내가 경험한 방법이다. (훗날 더 채워질 수 있겠지..)


첫 번째, 생각이 시작되면 손을 함께 움직여본다. 즉 연필로 생각을 써보거나 그려본다. 어쩌면 흩어질지 모르는 조각들이 낙서로, 우스꽝스러운 나만의 그림으로 남을지 모른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이어가다 보면 생각의 첫걸음이 보인다.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내가 뭘 해야 할지 말이다. 거창하지 않지만 꾸준히 적어보는 생각의 기록이랄까.



두 번째, 생각이 필요 없는 습관을 만들어본다. 아침 5분 명상. 공복 미지근한 물 한잔. 똑같은 시간의 라디오. 자기 전 3줄 이상 일기 쓰기, 하루 30분 이상 책 읽기. 나에겐 아직 내세울만한 습관은 대충 이 정도다. 1년 전 누군가의 습관은 그저 부러움으로 가득한 막연한 생각에 불과했다. 왜 해야 하는지, 이게 과연 효과가 있는 건지 의심 속에 행동은 쌓여갔다. 이제는 머리보다 몸이 움직인다. 왜들 그렇게 습관이 중요하다고 하는지 이제야 몸이 알아주는 것 같다. 생각하고, 납득하려 했던 시간이 참 길었다.



느리게 나가는 중입니다.


핑계도 많고, 게으름도 많았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이면을 방패 삼아 시간을 흘려보냈다. 과거형으로 적어보지만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모습도 있기에 이 글을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느리긴 해도 일단 하나씩 가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꽤나 멀리 왔다. 작은 시간이 모여 꽤 괜찮게 오고 있다. 그렇게 어제보다 더 나은 진짜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외동은 정말 외로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