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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리 Mar 07. 2021

외동은 정말 외로울까?

친정엄마와의 통화는 늘 똑같은 마무리 멘트가 있다.

“너네는 언제까지 그렇게 딸 하나만 키울 거니? 빨리 둘째를 낳아야지. 나중에 윤서 크면 혼자는 외롭다. 동생이 있어야 서로 의지하지. 제일 좋은 유산이 형제다! 왜 빨리 안 가지니?”


늘 똑같이 메아리치는 질문에 “네네... 알겠어요 엄마” 급하게 말을 돌리고, 전화를 끊는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면 내 마음도 불편하다.


 처음에는 너무나 당연히 둘째를 생각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다음을 그렸다. 그림 속 가족의 모습은 늘 네 명이었다. 나 역시 1남 1녀여서 그랬을지도.


딸아이를 키우는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둘째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만 키워도 될까. 나중에 혼자 외롭지는 않을까.  둘이 놀면 더 좋지 않을까. 혼자라 심심하진 않을까. 나중에 크면 누군가 있는 게 좋겠지?


끝없는 질문들에 사로잡히다 보면, 대책 없이 덜컥 와 줬으면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정신없고, 확신 없는 바람에 하늘은 응답해주지 않으셨다.


다시 엄마의 말을 곱씹어본다. 외로움, 유산....


우리 부부가 죽고 나면 딸아이는 외로울까? 동생이 있다면 외롭지 않을까? 내가 딸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 정말 피를 나눈 동생일까?


더 이상 그 질문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나의 대답을 설명할 때가 왔다. 어쩌면 이미 예전에 정해놓은 답에 대한 스스로를 위한 설득의 말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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