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계획하는 어떤 일들이..
로빈
오랜만이다..
따뜻한 봄볕이 집안 가득 들어온 오후..
차 한잔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는데..
현관 쪽에서 느껴지는 작은 기척...
살그머니 다가가 문을 여니..
후다닥 날아가는 새 한 마리가...
얼핏 봐도
가슴 부위에 오렌지색으로 모양을 내고
봄마다 찾아오는 로빈이다.
이번 겨울이 유난히 길어서인지
삼월이 끝나가도록 나타나지 않아
은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반가워 둘러보니..
녀석이 날아가버린 자리에
어디에서 공수해 왔는지 지푸라기 서너 개가
떨어져 있다.
봄과 함께 짝을 만나고 알을 품을
둥지를 준비하려는 게 분명하다..
근데 당혹스럽게도 그 녀석이 택한 곳이
하필 부활주일을 기념하려 현관문에
장식해놓은.. 계란화환이란 말이지...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듯
높은 나무 쪽보다 키 작은 나무... 아님
잔디에 고정해 놓은 장식 데코레이션 등을
자신들의 보금자리 주택으로 선호하는 등...
조심성이 있는 새가 아니라고는 생각했지만...
이건 좀 심했다..
수시로 들락거리는 현관문에..
갓 태어난 어린 새끼들을 앉혀놓고
불안해할 로빈 생각에..
미안하지만
마악 시작한듯한 주택공사에
지푸라기들을 꺼내어 잔디에 버려버렸다.
다른 곳을 찾아봐라~
이곳은 안전한 곳이 아니란다~
사전에 경고하려는 의도로...
그리고 집에 들어와
저녁 준비하느라 잊고 있었고..
밤을 지내고 아침을 맞았다..
모처럼 봄기운에 현관 양옆으로
오늘내일 얼굴 내밀 준비하는
튜울림 몽우리들이 궁금해 문 열고 나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세상에~~
같은자리에 다시 지어져 있는 둥지를 보고...
우리가 자고 있는 밤사이..
또다시 부서지지 않으려는 의지를 담은 듯...
부지런이 가지를 날러와
더욱 견고해진 모습으로...
나 역시 열심을 내는 어떤 일들이..
이 새처럼 위험할지도 모를 장래를
내다보지 못한 채
최선이라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염려가 되기도...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