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으로 보이는 화도 다시 한번 두들겨 보자
“왜 이것도 모르는 거야?”
끝내 아이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한글학교에 다닌 지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가나다라를 읽을 줄 모르는
아이를 보자 화가 났다.
내 감정은 부모라면 누구나 느낄
정당한 감정처럼 느껴졌다.
나는 아주 합리적으로 화를 내고 있는 거였다.
매주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게 아니라
놀러 가는 게 아니냐 라는 핀잔을 시작으로
아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아이가 할 수 없는 것만
족집게 강사로 빙의한 듯
집어냈다.
화에서 그치지 않고
화는 곧 스스로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졌다.
아이의 학업 성적 부진 책임이
엄마인 내 탓 같았다.
매일매일 챙겨주지 못한
내 잘못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오늘
답답한 마음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친구는 내 이야기에 공감하며
이렇게 말해주었다.
“세상이
학교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성취와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과정‘이야.
연구 결과로도 밝혀졌지만,
결과에만 주목받은 아이들보다
노력해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 자체를
칭찬받은 아이들이 더 어려운
과제에도 도전하려고 한대.
우리가
결과를 맛보는 순간은 아주 짧지만
인생은 과정이잖아.
거듭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는
그 과정에 주목해야 해.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들 때도 있겠지만
정말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이 뭔지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있어. “
마음속에 있던
불안들이 소리 없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나는 아이가 무엇을 성취하는지
무엇을 해내는지
결과만 중요시하는 엄마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아이가 넘어지고 일어서는 그 과정에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엄마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였다.
물론,
나의 대답은 후자.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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