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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생 학생 Mar 02. 2024

여섯 살 둘째가 말했다 ”엄마 할 수 있다고 말해줘”

아이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자



둘째에게 버럭 화를 냈던 그날 오후,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슬픈 얼굴로

안아달라며 내 품에 안겼다.


평소 밝고 장난꾸러기인 데다

매사 웃고 넘기는 성격인

이 아이에게도 부모의 화는

마음에 생채기를 내나 보다.



아이를 안고 방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단 둘이서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 아까 엄마가 화내서 너무 무서웠지?

둘째: (끄덕)

엄마: 너무 미안해.. 엄마가 OO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걸 알고 있는데 못하는 모습만 보고 화냈어..

둘째:...

엄마: 학교에서도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지?

둘째: (끄덕)

엄마: 근데 엄마가 학교에 가서 공부 안 하고

놀다 온다고만 말해서 속상했겠다

둘째: (끄덕)

엄마: 엄마가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말해주면 좋겠어?

둘째: 잘하고 있다고

엄마: (놀람) 아 잘하고 있다고 말해줄까?

둘째: (끄덕)

엄마: 그리고 또?

둘째: 잘할 수 있다고   

엄마:(놀람) 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줄까?

둘째: 응

엄마: 알겠어. 그럼 엄마가 앞으로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줄게




그리고 한참을 꼭 안아 주었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잘했을 때

기쁨의 칭찬을 받고 싶어 할 뿐만이 아니라

격려받고 싶어 했다.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는 말이 아니라

언제든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믿음’을 가져달라는 말 같았다.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감정이 태도가 되어버릴 때도 적지 않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아이를 안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아이의 감정에 노크하고

아이가 정말 나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어떤 말들인지

물어보는 것이 엄마로서의 나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웠던 날이었다.


‘아빠는 네가 잘할 때만 사랑하는 게 아니야. 너의 ‘전부’를 사랑하는 거지’

믿음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두 딸을 훌륭하게 키워내신 전 가수 이소은 님의 아버지 말씀이 생각났다.


“엄마는 네가 잘할 때만 사랑하는 게 아니야. 너의 ‘전부’를 사랑하는 거지.”



#육아

#사랑

#대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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