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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생 학생 Feb 15. 2024

흑백 일상에서 색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문학은

그 어떤 형태의 예술보다도

우리와 친근한 동시에

보편적이며

삶 자체에 가장 근접한 예술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 독서 중에서



첫 문학 책 ’설국‘을 완독하자마자

자랑스러운 발걸음을 옮겨

책장으로 향했다.

두 번째로 읽을 문학책을

고르기 위함이었다.


‘설국’을 첫 번째 책으로 골랐던 이유는

얇아서였다. (하하)

그런데 이번엔

가장 두꺼운

양철북 1을

손에 쥐었다.



나에게는 이 두꺼운 책이

더 이상

혼자서 다 먹기 어려운

라지 사이즈 8조각

피자 한 판으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이

매일 한 입씩 먹으면

다 먹을 수 있는

피자 100조각으로 보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잊지 않고

한 손엔 책을

한 손엔 연필을 쥐고 간다.



문학을 읽어서 좋은 점이라면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는 ‘눈’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평범한 풍경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 ‘설국’을 읽을 때

표현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예술적이어서

마치

살갗에서 느껴지는 것만 같다.


우리가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한 장면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앞에서 그림이 그려지게

언어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

때로는 소음에 지나지 않는

미세한 소리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잠시, 작가의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표현을 살펴보자.




‘서늘하게 찌르는 듯한 처녀의 아름다움’  p.11


'낡은 복도는 그가 발을 디딜 때마다 삐걱거려 유리문이 가늘게 떨었다‘ p.17

(이걸 읽자마자, 귀에서 소리가 재생되는 것만 같았다)


'온몸으로 그리움을 느끼고 있음을 알자,’ p.17


'여자의 벌거벗은 마음‘,p. 32


'눈이 울릴 듯한 고요가 몸에 스며들어 그만 여자에게 매혹당하고 말았다' p.39


'냉기가 한꺼번에 방 안으로 흘러들었다. 멀어지는 기차의 울림이 밤바람 소리처럼 들렸다’ p.41


'왜냐면 시마무라는 기차 유리창에 비친 요코의 얼굴을 바라보는 동안

야산의 등불이 그녀의 얼굴 저편으로 흘러 지나가고

등불과 눈동자가 서로 겹쳐져 확 환해졌을 때,

뭐라 형용하기 힘든 아름다움에 가슴이 떨려 왔던 어젯밤의 인상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p.51


'화장기 없고, 도시에서의 물장사로 말쑥해진 얼굴에 산 빛깔이 물들었다고나 할 만치

백합이나 양파 구근을 벗겨 낸 듯한 새하얀 피부는 목덜미까지 은근히 홍조를 띠고 있어

무엇보다 청결했다’p.66


'마을은 추위의 밑바닥으로 고요히 가라앉았다‘ p.69


'적갈색 단풍이 날마다 짙어지는 먼산은 첫눈으로 선명하게 되살아났다'p.130




어떤 시각으로

일상을 바라보면

평범한 일상을

예술로 표현할 수 있는지

저절로 궁금해졌다.

그리고 자연스레

흑백으로 스쳐 지나가던

나의 일상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에

잠시 시선이 머물고

나의 일상 한 조각이

그림처럼 보이기도 했다.


문학책을 읽기 전보다

나의 일상이 조금 더

풍요로워졌음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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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읽기

#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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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고전문학

#교양쌓기

#풍요로운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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