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 수업 대신 공원으로
바람 한 점 없던 화요일 오후,
둘째가 공원에 가고 싶다고 했다.
집 앞 공원이 리모델링되면서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없어졌는데
30분 동안 서서 책을 읽는 건 꽤 고됐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내가 앉을 캠핑 의자 하나도 챙겼다.
책 두 권, 물 한 병
그리고 캠핑 의자를 들고 공원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잘 보이는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미끄럼틀도 타고
그네도 타고
모래 사이사이에서
작은 돌멩이를 주우면서
즐겁게 놀았다.
지난달까지
둘째는
장애물을 요리조리 뛰어넘는
닌자 수업을 들었다.
누나가 같은 장소에서 체조를 배우는 동안
5개월 정도 수업에 참여했다.
미국 답게 수백 평의 방대한 공간에서
백여 명의 아이들이 땀 흘리며 뛰어다닌다.
닌자 수업은 인기가 많아
한 시간 동안
열다섯 명이 넘는 아이들이 줄지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
장애물 뛰어넘기를 하고
트램펄린을 2~3분 정도 뛴다.
5개월 정도 수업을 들은 후에
‘굳이 돈을 주고 수업을 들어야 할까?
이건 놀이터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방이 뻥 뚫리고 환기가 잘 되는 공원에서
실컷 뛰어노는 게 오히려 아이에게
이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도 놀이터에서는
신나게 뛰어놀 수 있어 좋아했다.
‘아니, 그래도 애들이 학원에 가서
다른 애들이랑 같이 질서를 지키는 방법,
규칙을 따르는 방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놀이터는 무법천지란 말인가?
아니다.
공원에서 놀 때
다른 아이들이 먼저 미끄럼틀을 타러 올라가면
아이들은 기다렸다 자신의 차례에 올라간다.
공원도 질서와 배려가 필요한 곳이다.
만약, 우리 아이가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면
부모가 개입해서 아이에게 차근 차근히 알려주고
아이가 사회적 질서와 배려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간혹,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만났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그런 사람들도 있다고 알려주고
다른 공원으로 장소를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파에 정신없이
선생님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닌자 보다
여유롭고 한적한 공원에서
원하는 대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닌자가 더 자유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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