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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실험 목록 1. 샴푸와 린스 합치기

샴푸와 린스를 따로 사야만 할까?

by 향긋한

그동안 샴푸와 린스를 각각 구매했다.

가볍게 헹군 머리에

샴푸를 한 번 꾸욱 눌러 짠 다음

거품을 한껏 내며 머리카락을 씻는다.

그 다음 린스 차례.

머리가 엉키지 않도록

머리 전체에 린스를 고르게 펴발라 준 뒤

비누로 몸을 씻으며

머리도 함께 헹군다.



코스코에서 세일할 때

샴푸와 린스

하나씩 샀다.

그런데 문득

머릿속을 스친 생각.

꼭 샴푸와 린스를
따로 써야만 하는가?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하나로’라는

샴푸와 린스 겸용

샴푸 하나만 있었다.

다섯 가족이 그 샴푸 하나로

머리를 감았다.

머리를 감고 나면 개운하고

은은하게 좋은 향기가 나는

그야말로 본질에 충실한 녀석이자

맡은 바를 톡톡히 해내는 녀석이었다.


그 이후 어느 순간부터

티비에서 광고로 보던

브랜드 제품들이

우리 집 화장실 욕조 한 켠에

자리를 차지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샴푸와 린스 두개로.


어렴풋이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평소 쓰던 제품이 할인 행사를 하고 있으면

‘끼워 넣어 주기 상품’이 달려 있는

할인 상품을 카트에 담던 엄마 모습이 기억난다.

샴푸랑 린스만 주는 게 아니라

‘트리트먼트’까지 넣어 주기도 하고

혹은 린스만 하나 더 넣어 주기도 한다.

세일에 방심한 소비자 심리를 파고드는 고도의 전략.


한 번 생각해 보자.

과연 샴푸 안에 샴푸와 린스의 기능이 모두 합쳐진

제품 하나를 사는게 경제적, 시간적 이득인지

아니면 샴푸와 린스를 각각 구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경제적이고 이득인지 말이다.



안사면 소비자들이

오히려 손해 보는 거라 느끼도록 만드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과

마치 내 머릿카락도

티비 광고 속 배우 전지현님의 머리카락 처럼

찰랑찰랑 거릴 거라는 욕심에

우리는 샴푸와 린스에 이어

트리트먼트까지 하는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머리 감기 의식을 행해왔다.



스무 살이 되어

독립하고 지금까지

나도

샴푸와 린스를

따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꼭 따로 구매해야 할까?

샴푸와 린스의 기능을 합친

제품을 사용하면

내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해질까?

아니면

머리 감는데 필요한 시간도 절약되고

제품을 구매하는 비용도 줄어드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미니멀라이프

#샴푸

#트리트먼트

#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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