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생 학생 May 23. 2024

있는 것으로 활용하기

연필깎이 구입비용 10,000원 저축

한국에 왔지만 홈스쿨링은 계속된다.


큰 캐리어에 담아

미국 집에서 가져온 읽기 쓰기 겸용 원서 두 권,

한국에 와서 쿠팡으로 주문한 한글 쓰기 책 한 권,

서점에 두 번 다녀오며

심혈을 기울여 고른 수학책 두 권까지.

모든 게 준비된 상태.



우리도 어느덧 한국에 온 지 3주 차에 접어들었으니

다시 ‘배움’에 정진해야 할 때다.


그런데 아뿔싸!

뭉툭해진 연필을 깎을

연필깎이가 없다는 사실!

띠로리 띠로리리 뚜루.

20살이 되자마자 우리 삼 남매는

타지로 떠났고

연필을 사용할 일이 없으신

친정 부모님께서 연필깎이를 처분하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미국 집에 있는 것과 똑같은

무인양품 연필깎이를 구매할까

1초 정도 생각하기도 했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가겠다고 하지 않았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번뜩

며칠 전 아빠 책상을 정돈해 드리다

발견했던 사무용 칼이 떠올랐다.

이면지를 한 장 챙기고

마룻바닥에 앉아

꽁꽁 숨어 자취를 감춘 연필심 찾기에 나섰다.

사무용 칼로 천천히

손이 베이지 않도록 조심히 깎아 나갔다.

’이것이 바로 아날로그 삶이 아니면 뭐겠는가?‘

하고 소로가 옆에서 감탄하는 것만 같았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엄마 지금 뭐 하고 있어?”

하고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예전에 연필깎이가 없었을 땐

이렇게 칼로 연필을 깎았어”라고 이야기를 나누며

아주 날카로운 연필은 아니지만

공부하는데 충분한 굵기로

두 아이의 연필 두 자루를 깎아주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삶.

내가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이자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스파르타 가계 살림 방법.


소비를 하지 않은 덕분에

10,000원도 벌었다.


#미니멀라이프

#소비취소

#소비

#스파르타가계살림

#월든

#가계

#절약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 위 강제 아날로그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