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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생 학생 May 03. 2024

하늘 위 강제 아날로그 시간  

책 읽기


하와이까지 오는 데

꼬박 10시간.

넷플릭스 결제하는 대신

비행기에서 터치 스크린에 들어있는

최신 무료 영화를 볼 계획이었다.

아이들도 우리들도!

하지만 그간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5년 전 미국 올 때만 해도

앉으면 앞 좌석에 터치 스크린이 있었는데

모두 개인용 디지털 기기 거치대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니까 핸드폰이나 아이패드가

있어야만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이패드는 이미 체크인해서

손 닿는 곳에 없었고

핸드폰에는 크롬과 사파리가 없어

와이파이 연결도 불편했다.


우리는 비행기 안에서 주어진

강제 아날로그 시간을

영화와 드라마 없이

즐기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잠시 낮잠을 자고

책을 읽었다가 둘이서 대화 나누다가

비행기 창문 너머로

아름다운 구름을 구경했다.

나는 신랑이랑 대화를 잠시 나누고

낮잠도 한 번 자고 일어나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면서

챙겨 온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늘 위에서 감행하는

강제 아날로그 시간.

그동안 비행기에 오를 때마다  

‘무조건 영화나 드라마 몰아보기’로

무료한 시간을 때우는 것만 생각했는데

비행기야 말로

책 읽기에 완벽한 곳이란 걸 알게 되었다.

가장 미니멀한 커피 테이블에

최소한의 공간만 차지하며

독서할 수 있는 곳.


#아날로그라이프

#책읽기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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