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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긋한 Sep 03. 2024

아름다움을 약속하던 화장품과 이별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하나둘씩 늘어나는 기미 때문에

거울을 볼 때마다 기운이 빠졌어요.

파운데이션으로도 가려지지 않으니

기미와 잡티에 좋다는

약산성 세안제부터

세럼까지 6종류의 화장품을 구매했어요.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받는 가격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니 셀프케어가 역시 좋다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어요.



바디로션 하나로 끝내던 스킨케어 보다

훨씬 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했어요.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스킨케어를 했지만

슬프게도 육안으로 보이는 효과는 거의 없었어요.

거의 다 써버린 공병을 들고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외적 아름다움을 위해

돈을 써야만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피어오르기도 했어요.


기미를 왜 없애고 싶어 했을까요?

왜 도자기처럼

깨끗한 피부를 가지고 싶어 했을까요?

기미, 잡티는 나쁜 걸까요?

기미와 잡티가 있으면

아름답지 않은 얼굴일까요?

왜 애초에 기미와 잡티가 있는 피부는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한 이유는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의 피부와 비교해서일까요?

아니면

기미와 잡티는 없애야 한다는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때문이었을까요?


남아있던 세럼의

마지막 한 방울을 쓰면서

더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던

제 욕심을 비워냈어요.  

‘기미 잡티 제거용 비타민 세럼’

‘눈가 주름 제거용 크림’

‘리프팅 크림’과 같이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암묵적으로 말하는

화장품 회사의

달콤한 약속 앞에서도

담담해지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면 어떨까요?

화장품 회사가 정해둔 미의 기준이 아니라

시간의 변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우리의 모습을 사랑해 보면 어떨까요?







#심플라이프

#미니멀라이프

#기미잡티제거

#기미잡티

#진정한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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