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기꺼이 수고한 당신에게

전하는 세세한 칭찬 명세서

by 향긋한

빨래

요리

청소

육아


매일 완벽하게 해내기는 어렵지만

하루라도 손을 거치지 않으면

금세 티가 나는 일들.



인사 고과에 반영되지도 않지만

묵묵히 해야 하는 일들이

문득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일처럼

보이기 시작했어요.



신랑 출근길에 함께 싸서 보내는

점심 도시락과 커피도,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틈틈이 하는 청소도,

외식 대신 매일 부엌에 서서

요리해서 만들어 먹는 집밥도 말이죠.


매일 몸을 움직여

가족을 위해 하는 일들이지만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 수고로움을

묵묵히 하는 데 한계가 온 것 같았어요.



수고 많았다는 신랑의 말과

고맙다는 신랑의 인사에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내게 정말 필요한 게 뭘까?'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동안 수고한 나에게

듬뿍 칭찬을 해주고 잠들어야겠다'라고 말이에요.

신랑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 하는 제 욕구를

제 스스로가 채워주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매일 밤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에

당연해 보이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들을

오늘도 해낸 저의 수고로움과 노력을 칭찬해 주는

칭찬 명세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을 씻기고 나면

책상에 앉아서

15분 동안

하루를 돌아보며

소소한 일부터

거창한 일까지

칭찬해 주고 싶은 일들을

모두 적어

스스로를 칭찬해 주는 시간을 가져요.


칭찬일기.PNG


*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서 신랑 점심 도시락, 커피, 간식, 물을 챙겨 주었다. 어제 조금 늦게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도시락 싸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배고플 때 맛있게 먹을 신랑을 생각하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잘했다!


* 오늘 첫째랑 같이 색칠하기 놀이를 했다. 신이 난 딸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행복했다.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가끔 함께 놀아주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작은 시간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 나, 정말 잘했다!


* 오늘 드디어 미루고 미루던 닭다리살을 해동해서 손질했다. 해동하고 가위로 잘라서 양념을 만들어 재우는데 까지 여간 수고로운 게 아니다. 그래도 가족을 위해서 영양을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요리를 한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 신랑이 퇴근하기 몇 시간 전에 미리 만들어둔 덕분에, 퇴근하고 돌아온 신랑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신랑과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하다.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부엌에 서서 가족을 위해 요리한 나, 정말 잘했다!


* 오늘 Asian Market에 다녀왔다. 늘 만나는 staff이지만, 오늘도 반갑고 정답게 인사를 나눴다. 이내 나도 직원분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고, 반갑게 인사 나누는 일은 마음까지 밝아진다는 걸 느꼈다. 직원분들께 먼저 반갑게 인사한 나, 정말 잘했다.


* 오늘 아이들이랑 집 앞 공원에 다녀왔다. 엄마가 신생아 애기를 벤치에서 보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여자 아이를 도와주었다. 혹시 무례함으로 느껴질까 조심하면서,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보고 도와주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 엄마가 환하게 웃으시며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셨다. 다행이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멈칫하지 않고, 도와준 나 정말 잘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거의 같은 일들을 반복하는데

하루를 되돌아보면서

내가 하지 못한 일들이 아니라

내가 해낸 일들을 떠올리며

아낌없이 칭찬을 듬뿍 해주기 시작하자

'오늘도 참 잘 지냈다'라고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발견해 주지 않아도

오늘 내가 한 일에 대해

스스로 충분히 인정해 주기 시작하자

오늘 하루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정하며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칭찬일기

#하루15분

#15분칭찬일기

#칭찬일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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