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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생 학생 Feb 03. 2022

찬장에서 지갑을 꺼내 100달러를 넣은 날

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내 손에 있는 돈만 쓴다


‘분명 지난달도 월급 30%를 저축했는데, 통장 잔고가 그대로네…’


한 달에 우리 가족이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지,

매달 저축액만큼 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건 맞는 건지 의문이 드려던 참이었다.

코로나 이후 너도나도 주식에 입문했을 때,

나 역시 주식 앱을 깔고 첫 매수를 진행하며 자진해서 주린이가 되었다.

아직 주식의 주자도 모르던 주린이가

어설프게 경험한 몇 개월간의 주식 경험으로 얻은 것은

수익률도 아니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겉멋이었다.


수중에 현금 1억만 있으면,  달에 1% 수익률만 올리면

집에 앉아서 100만 원을   있을 텐데’라는 생각.

그래프의 움직임에 혈안이 되면서도,

돈을 넣기만 하면 밑으로 새어나가는

 바지 주머니에 생긴 구멍은 안중에도 없었다.



사실 가계관리를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가계부 쓰기라면 지난 8년 동안 여러 차례 써보았지만

가계 관리에 번번이 실패하는 데는 

나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신랑이 아마존에서 배달시킨 쇼핑 금액의 출혈이 심하면

예산 안에서 가계를 운영해보자던 전투력을 기 일쑤였다.


밀프렙(Meal Prep: 식사를 미리 준비해 두는 )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자 그램당  저렴한 대형마트에   다녀오면 

일주일에 식비 지출 20만 원은 우스웠다.

지출에 출혈이 생기면 대책회의를 열어

남은 한 달을 보낼 플랜 B 세우기보다 

이번 달에도 실패했다는 무기력감에 

비장의 신용 카드를 꺼내 들고 현실 도피하느라

바쁘다.



한국에서는 BMW 타고 (Bus 버스 Metro 지하철 Walk 걷기의 줄임말)

잘만 다니던 우리도 차가 필수품인 텍사스에서  차를 구매했다.

차를 구매하러 갔을 , 신용 점수가 없어 신랑이 난처했다고 했.

그래서 우리는 나중에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을 때도 

신용 점수가 필요하다는 야무진 빅 픽처 아래

아마존 신용 카드를 발급받은 후 충성 고객을 자처하며

신용 점수 올리기에 열심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2년이 흘렀다.

마우스 클릭  번으로 집 앞까지 친절하게 물건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에 익숙해질 무렵,

생활비를 줄여 저축을 늘려도 

신용카드 지출을 메꾸느라 

잔고는 두터워지기는 커녕 

 개월째 그대로라는  알게 되었다.

이제는  빠진 독에  부으며 불안해하는 대신에

새로운 독으로 바꿔서라도 소비 습관을 개선해야 할 때였다.



2022년 새해를 

우리 가족은 ‘2022 와이파이 없는  만들기 프로젝트 거행했다.

인터넷은 해지하고,

스마트폰은 최소한의 기능만 탑재되어 있는 

플립 폰으로 바꿨다.


공기처럼 당연한 존재였던 와이파이가 없는 집에서는 

아마존 쇼핑도 최저가 검색도 불가능했다.

게다가 스마트폰이 아닌 플립 폰으로는 

은행 앱에 접속해서 잔고가 얼마 남아 있는지 확인할  없다는 점을 감안해,

식비 절약도 할 겸 현금 생활을 시작했다.


돈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신뢰하지 못해서 6개월간 하루에 1만 원,

 달에 30만 원이라는 예산을 정해두고

오로지 현금으로 쓰는 연습을 했다는  ‘일상의 미니멀저자는 

돈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얼른 집으로 귀가하며

아날로그 방식으로 돈을 대하며 소비 습관을 교정시켜 나갔다고 한다.

6개월 동안 현금으로만 소비한 결과

돈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도 제법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신용카드  ,

대형 마트 카드  ,

그리고 체크카드  장을 

가볍게 들고 다니던 

나의 카드 지갑 대신 

찬장에서 반지갑을 꺼내고

먼지를 조심스레 닦아냈다.

그리고 현금 100달러를 넣고

일주일 동안, 식재료를 구매할 때는 

 현금 100달러로만 사용한다 원칙을 정했다.

내가 손으로 만져 확인할  있는 금액만큼만 사용, 있는 만큼만 쓴다 

소비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식비절약

#식비절약프로젝트

#현금으로하는식비생활

#현금쓰기운동

#가장빠른재테크

#현명한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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