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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생 학생 Aug 24. 2023

역지사지에서 시작한 '말도 안되는 이야기'

말도 안되는 동화책이 있다고?!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두 아이를 홈스쿨하며

독서 육아를 하고 있는

향긋한입니다.


제가 오늘 소개할 흥미진진한 동화책은

바로 요즘 제가 푹 빠져있는

Eric Carle 작가님의 책이예요.

한국에서는 이미 많이 알려진 작가님인데요,

저는 이제서야 Eric Carle 작가님을 알게 되었어요!

(이제서라도 알게 된 것에 무한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Eric Carle 작가님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독일계 미국인 동화책 작가님으로

1969년에 처음으로 출간한 'Very Hungry Caterpillar(아주 배고픈 애벌레)'가

무려 66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5천만 부가 판매 되었다고 해요.

우리 나라에서 쿠팡 사이트에서 '에릭 칼'이라고 검색했더니

이미 많은 책들이 판매되고 있네요.



오늘 제가 소개하려는 책은  

'The Nonsense Show' 라는 책이에요.


표지 부터 심상치가 않아요.

먼저,

제목 Nonsense라는 뜻을 네이버 사전에 검색해 볼까요?

출처: 네이버 사전


Nonsense라는 말은 말도 안되는 생각 혹은 말, 허튼 소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야말로 누가 뜬금없는 소리할 때 우리가 흔히 보이는 반응

"에이 말도 안돼.(거짓말)"라는 반응을 보이게 하는 이야기들인거죠.


표지 그림 바나나 껍질에서 우리에게 당연한

'하얀 바나나'가 대신

'삐약' 하고

바나나에서 깨어나는 병아리의 모습 처럼

말도 안되는 소리!인걸 알면서도

뭔가 알 수 업는 호기심이 스믈스믈 올라와

책을 펼치게 되는 책이었어요.  


첫 번째 페이지를 펼치면

수리수리 마수리~ 하고

Nonsense Show의 시작을 알려주는 마술사가 등장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마술사의 턱시도와 정장 바지

그리고 구두까지 갖춰신은 마술사가 등장하는데요

짜잔!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 마술사가 아니라

토끼 마술사가 등장했네요!

'아니, 동화책인데 사람 마술사가 아니라

토끼 마술사 나오는 게 뭐가 놀라운 일이야?'

라고 생각하셨나요?


그런데 마술쇼를 시작하려는 토끼의 손에

우리에게 익숙한 비둘기, 동물이 아닌

바로 '사람'이 잡혀 있어요!


마치 작가님은 '아마 늘 사람 마술사들의 손에 시달리는

동물들이 한 번쯤은 이런 장면을 상상하진 않았을까?'하는

타인의 입장이나 처지를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바라본 것만 같아요.


똑같은 장면을 보고 느끼면서도  

사람에게 잘 훈련받은 동물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대신에

동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과연 동물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역지사지를 생각해 보았다는 게

참 신선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박웅현 작가님의 책 '여덟단어'에 소개되어 있는

안도현 님의 시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가 떠올랐어요.




시 <스며드는 것>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안도현








그리고 어항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듯한 새가 등장합니다.

" I am too wet(나는 너무 축축하게 젖었어)"라고 새가 말해요.

"I cannot fly. It's absurb(날 수가 없어. 말도 안돼)"라고 말하죠.


새를 새집이 아니라 어항에 넣은 건

작가님이 단순히 새에게 물고기 체험을

해주려고 한 것이었을까요?


아니에요. 바로 물고기와 새집이 사는 집을

바꿔 버려서이죠. ㅋㅋ

물고기가 이렇게 말해요.

"I'm too dry! How I wish I could swim(너무 건조해요! 내가 수영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said the Fish.


저는 이 모습을 보면서

마치 우리의 속담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것에서

시작된 상상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내가 있는 곳 보다, 다른 사람이 있는 곳이 더 좋아보이고

내가 살고 있는 집,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보다

다른 사람의 것이 더 좋아보이는 심리를 말이죠.


그리고 사전에 한 번 찾아봤더니... 글쎄

각 나라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라는 속담을 표현하는 말이 있네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의 각국 표현들


영어: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일본어: 人の餅が大きく見える。隣の花は赤い。隣の芝生は青く見える

중국어: 这山望着那山高 [zhè shān wàng‧zhe nà shān gāo]

독일어:  Nachbars Weizen steht immer besser. - Das Gras auf der anderen Seite des Zauns ist immer grüner

베트남어: (bánh Tteok của người trông to hơn), đứng núi này trông núi nọ, cỏ nhà người xanh hơn

러시아어: То, что есть у другого, кажется лучше того, что есть у вас

라틴어: Our neighbour's cow yields more milk than ours.

포르투갈어: A grama é sempre mais verde do lado do vizinho

몽골어: (шууд орч.) хүний юм илүү харагдах, хүний тугал бяруу шиг өөрийн тугал хурга шиг

인도네시아어: rumput tetangga lebih hijau

아랍어: المرء تواق إلى ما لم ینل

태국어: (ป.ต.)ต๊อกของคนอื่นดูใหญ่กว่า , เห็นว่าของคนอื่นดีกว่าของตน

네덜란드어: Het gras bij de buren is altijd groener.


출처: 네이버 사전



무려 13개의 언어의 속담에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라는 표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 중 한 가지이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과연 다른 사람의 집이 좋아 보인다고 해도

내 삶, 내가 처한 환경을 서로 바꾸면 어떨까?

사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과

다름이 없다는 메세지를 주려던 건 아니었을까요?


물 속이 아니라 물 밖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새장 속의 새를 부러워 하던 물고기와

물 속을 마음껏 헤엄치며 다니는

어항 속의 물고기를 더 부러워 하던

둘의 환경을 바꾸자 오히려

괴로워 하는 새와 물고기의 모습으로 말이죠.













캥거루 주머니에

아기 캥거루 대신

사람 아기를 넣기도 하고


출처: https://www.pointepestcontrol.net/cats-vs-rats/

늘 고양이에게 쫓기며

살아와야 했던 쥐의 한을

속시원하게 풀어주기라도 하듯이

고양이의 목줄을 쥐고

동양의 '역지사지'를 통쾌하게 표현하는

그림을 보여주기도 해요.


이 장면은 마치 Eric Carle 작가님이

자신의 어린 시절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이것'이라고 느꼈었구나!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드는데요.


기차 위에서는 연기 대신

연기를 닮은 양,

양의 모양을 하고 있는 연기를 표현했어요.


여기서 끝이 아니죠.

그림 밖으로도 개의 분노가 느껴지게 하는 그림이에요.

개가 자신의 집 앞에서

주인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누군가를 향해 짓고 있는 것 같아요.


알고 보니 개 집에 사람이 들어가 있어요.

자신의 보금자리를 빼앗긴 개가 이렇게 말해요.

"내 집에서 당장 나와!"

그러자 남자가 이렇게 말하죠.

"나더러 어디 가라는거야?"하고 말이에요.

그 말에 개가 이렇게 답해요.

"달로 갈 수도 있잖아. 빨리 말이야"

그리고 개가 이렇게 말한 덕분에

이제 우리는 우주 세계에

사람이 갈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른다고

'믿거나 말거나' 하고 농담을 던지죠.



언뜻 보면 마치 쇼를 준비하는 사람이 물구나무 서기를

아주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요

그 앞에서 아주 엄격한 훈련을 시키고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사자였어요!

"브라보! 아주 잘하고 있어!"

하고 말하면서 말이죠.


"우리 모자 바꿔 쓰자"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말이 이렇게 제안해요.

"아니 모자 말고 우리 머리를 바꾸자"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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