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화려하게 수 놓인 라테 한 잔 없는 만남

삶에 대한 열정을 일깨워주는 만남

by 향긋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도 무료하고 공허한 몇몇 관계에서 멀어지고 났더니,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배울 점이 많은, 그야말로 시간을 마련해서라도 ‘기꺼이’ 만나고 싶은 친구 몇몇이 남았다.


어제는 그중 한 명이 아이들 데리고 공원에서 만나자고 했다. 늘 책을 가까이 두며 배우는 삶을 살아가는 친구는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릴 때마다 배움으로 자신의 육아 철학, 삶의 철학을 정교하게 다듬어 나간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모양의 집을 짓는다고 해서, 묻고 따지지도 않고, 이웃집과 비슷한 집을 짓는 대신, 자신이 삶에서 기대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스스로 집을 지어나간다. 자신의 업적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기보다, 겸손하고, 배우고, 늘 성숙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 이야기하고,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주변에 영감을 주는 삶을 몸소 실천해 나간다.


공원 어귀에 주차하고, 화려하게 수 놓인 라테 한 잔 없이 서서 소박하게 우리의 만남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잡기 놀이 하고 뛰어다니며 깔깔 웃는 소리, 친구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이 눈물이 날 만큼 행복했다. 내 삶이 사랑과 풍요로 흘러넘치는 순간이었다. 친구 너머로 호수 위에 비친 반짝반짝 빛나는 햇살은 삶에 대해 다시 빛나는 나의 열정과도 같았다.


‘나는 인간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 그 사람이 풍기는 향기가 내 코끝을 스치기를 그와의 교감을 통해 농익은 열매의 풍미를 느낄 수 있기를 원한다-헨리 데이비드 소로 ’ 월든‘


정말 좋아하고 정신적으로 끌리는 관계에서 기쁨을 느끼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내 이야기, 내 삶에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데 혈안인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진을 빼고 있는가? 어질러진 책상 서랍을 정리하듯, 만날 때마다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관계들을 적어보자.



#인간관계

#풍요로운삶

#미니멀라이프

#심플라이프









매거진의 이전글두 손에 가득 담을 수 있을 정도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