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서 받는 관계유산

by 에이치노트

얼마전에 항상 어릴 때부터 엄마를 보면서 성실함과 끈질긴 꾸준함을 배웠다고 하는 지인의 글을 봤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식당 일하시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그 와중에 공부까지 하셨단다.

본인은 그 성실함과 끈질김을 엄마에게서 배웠다고 했다.


너무 부러웠다.


부모에게서 받는 것들은 물질적인 것과 태도적인 것, 감정적인 것들이 있는데

나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밥은 굶고 다니지 않았다. 대학교 등록금까지 지원 받았다. 물론 생활비는 내가 벌었지만.


이런 글을 쓰면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라는 말이 꼭 달리던데

그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늘 부러워 하는 사람의 심리라고 그냥 넘긴다.


우리 부모님은 글쎄 그다지 성실하지도 도전적이지도 끈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태도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배울 만한 부분은 없다.


나는 정말 이 악물고 공부했다

밤에 울면서 한 적도 있다

교환학생 한 번 갔다 온 적 없지만 지금은 영어 원서 북클럽 리더도 한다

전문직을 가져서 나름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도 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내 삶은 10분 단위 스케줄로 빽빽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 부분은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극복하기 힘들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이걸 관계 유산이라고 부르더라.


난 이 유산을 전혀 받지 못했다.


나는 이것 때문에 정말 많은 감정적인 번뇌와 고통을 겪어 왔고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걸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서 드는 시간과 돈의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나는 부럽다.


부모로부터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태도와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찬 감정을 물려 받는 사람들이.

이런 분들은 몇 번 실패하고 넘어져도 회복 탄력성이 굉장히 좋다.

왜냐하면 나를 지지하고 믿고 사랑해주는 가족이 내 뒤를 받치고 있다는 믿음이 자아에 아예 단단히 박혀있기 때문이다.


너는 혼자서 컸지.


엄마가 말했다.


나는 앞으로도 뚜벅뚜벅 꾸준히,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면서 살아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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