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8년 전부터 현대미술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 때만 하더라도 경복궁 옆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조차 사람이 없어서 항상 조용하게 관람을 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주말에 가면 특히 사람으로 바글바글해서 제대로 보기도 힘들정도다.
그런데 지금은 경기남부에 살아서 근처에 있는 도립, 시립미술관들을 다니고 있는데 정말 조용하고 사람도 없는 것이다!
너어어무 신나요!!
그래서 퇴근하고 안산 초지역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에 방문했다.
이번에 볼 전시는 '작은것으로부터'.
작은것으로부터 시작한 아이디어가 거대담론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첫번째로 킴킴갤러리에서 가져온 작품들은 보고 있으면 너무나 웃음이 났다.
음..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아니, 왜케 다들 또라이들이야(positive)"라고 육성으로 내질렀다니까?
위트와 해학이 넘치고 pop!pop! 하는 느낌이 가득하다.
재미있는 김나영, 그레고리 마스 작가님들.
멈춰서서 다시 돌려보면서 계속 실실 웃어댔다. 거기에 있던 감독관님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았는데 그냥 느낌이었을까?
두번째로는 최수앙작가의 몸짓기와 조각프로젝트가 한 방에 있었다.
몸짓기는 정말 마임을 하듯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손짓으로 무언가를 만지고 작동시키는 것 같았다.
우리의 몸은 공기와 같다. 거기에 있지만 내가 나로서 인식하는 범위 그 자체이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물리적 존재일뿐이다.
그 몸을 '의미없이' 움직여보며 존재를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해보는 모습. 이렇게 나라는 물리적 덩이가 움직이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할 수 있는 순간들.
그리고 맞은 편에는 사람 몸과 기관들을 분리하거나 적나라하게 드러낸 조각들이 있었다.
처음에 든 생각은 기괴하다, 불편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게 진실로 우리의 몸인데 왜 기괴하고 불편할까.
그리고는 올해에 봤던 영화 중에 최애인 데미 무어 주연의 'The Substance' 가 떠올랐다. 우리 몸의 기관들이 조각조각 나뉘어져서 붙어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붙어 있을 때 얼마나 기괴한지.
결국 조각 내 뜯어보면 한낱 덩어리일 뿐인데 우리가 말하는 아름다움이란 것은 무엇을 말하는지.
항상 작품들을 보면서 그들과 하는 내적인 대화는 너무 재미있다. 그 너머에 있는 작가님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유추하는 것도 즐겁고, 작품과 내 안의 자원의 화학작용을 통해 나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재미있다.
그렇게 작품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번에 이 하나의 전시실에서 거의 1시간을 머물면서 구경했다.
내가 영감을 받고 벅차고 마음 따뜻해지고 행복한 기분이 들게하는, 내가 많은 노력을 들여서 cultivate 한 내 취미. 이런 내가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그런 기분까지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