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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mmar and Beyond

그래머앤비욘드 by Cambridge

이전 글 어떤 문법 교재를 봐야 할까요? 에서 댓글이나 쪽지 등으로 가장 많은 관심과 질문을 받은 교재 중의 하나인 캠브리지 출판사의 4권짜리 시리즈 Grammar and Beyond (이하 G&B)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해당 글에서 언급한 교재들 대부분이 이미 잘 알려져 있거나 개별적으로 제가 다른 글로도 소개한 반면, G&B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고 제가 따로 글로 쓴 적도 없어 좀 더 자세한 소개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Grammar and Beyond(G&B)는 (두툼한!) 4개의 책으로 구성된 시리즈로,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순서대로 진도를 나가면서 공부하기에 적합한 코스북입니다. (문법 교재의 유형에 대해 알고 싶다면 어떤 문법 교재를 봐야 할까요? 참고)


Book 1 - Beginning (초급)

Book 2 - Intermediate (중급)

Book 3 - High Intermediate (중고급)

Book 4 - Advanced (고급)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문법(Grammar)' 교재지만, 단순히 문법 사항의 습득에 그치지 않고 이를 듣고 읽고 쓰고 말하는 영역으로의 응용까지 이끄는 활동을 포함하는 종합 교재 느낌이 강합니다. 특히 핵심 문법 사항의 쓰기(Writing)로의 연계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G&B 는 각 단계(권)마다 약간씩 구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1~2 권은 10페이지 정도의 Unit 이 33개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좀 더 심화된 문법 사항을 다루는 중고급 단계인 3~4권은 Unit 분량이 2 페이지 가량 늘어난 대신 Unit 의 숫자는 28개 정도로 줄어듭니다. 4권 모두 전체 400페이지가 넘는 상당한 분량이지요. 책의 두께가 다른 단권 문법 교재 하나와 비슷하거나 더 두툼합니다. 때문에 G&B 시리즈는 단기간 문법 학습에는 부담스럽습니다. 1년 이상의 장기적인 코스에 보다 적합하지요.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기 단위로 구성되는 성인보다는 학기나 학년, 또는 전체 학교 과정 단위로 운영되는 중고생 대상의 공부방이나 학원의 커리큘럼에 보다 적합합니다. 연계된 Writing 활동도 성인 대상의 비즈니스 레터와 같은 실용 영작보다는 유학 등에 필요한 Essay와 같은 아카데믹한 영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Be 동사나 단순 현재, 접속사와 같은 굵직한 문법 주제별로 Part 가 나뉘고, 각 Part 는 1~4개의 세부 주제를 다루는 Unit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단순현재(Simple Present) Part 에는 일반 평서문과 부정문, YES/NO 의문문, 의문사를 사용한 Information 의문문 등 3개의 Unit 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 참고]    

Grammar and Beyond 1의 목차 일부


각 Unit 의 학습 흐름은 대략 이렇습니다.


첫 번째 코너는 Grammar in the Real World 라는 제목으로 해당 Unit 의 핵심이 되는 문법 사항이 반영된 문장 중심의 지문으로 구성된 청취 또는 읽기 지문이 제시됩니다. 자연스럽게 학습할 문법이 실제 언어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우선 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코너라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 참고]

Grammar and Beyond 2 의 Unit 4 에 실린 Grammar in the Real World

이후 해당 Unit 의 중점 문법 사항이 2~3개의 코너(sub-unit)로 나뉘어 제시됩니다. 각  sub-unit은 먼저 간단하게 문법 사항을 소개하고, 상세한 용법에 대한 설명과 예문, 그리고 필요에 따라 이에 관련된 동사 형태나 문장 구조를 설명하는 표 등이 뒤따르는데, 꽤 상세하고 구체적인 편이라 독학하는 학생들도 이해하기 좋습니다. 여기에 더해 Data from the Real World 라는 부속 코너를 통해 Corpus 실제 언어 사용 데이터에 따른 사용 양상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대화나 다소 격식이 없는 글에서는 did not 보다는 축약형인 didn't 가 9배가량 더 많이 쓰이며, did not 은 다소 딱딱하거나 강조 혹은 따지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내용이 구체적인 데이터까지 시각적인 도표와 함께 제시되어 설득력을 높여 주고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 참고] 개인적으로 Cambridge 교재들의 이러한 Corpus 반영 콘텐츠들이야말로 실제 영어 노출이 제한적인 EFL, 특히 국내의 영어 학습 환경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활용되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Grammar and Beyond 2 의 Unit 4 에 실린 Data from the Real World

문법 학습 내용과 함께 제시되는 연습문제는 단답형도 있지만 긴 지문이나 대화문 속의 빈칸을 채우거나, 주어진 단어나 문맥을 이용하여 문장을 영작하는 유형이 많습니다. [아래 이미지 참고] 또한 문법과 연계된 발음 등의 사항들도 함께 익히고 연습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분량도 꽤 많은 편입니다. 

Grammar and Beyond 1 의 연습문제 일부
Grammar and Beyond 4 의 연습문제 일부

문법 학습이 끝나면 Avoid Common Mistakes 라는 코너를 통해 학습한 문법 사항에서 주로 틀리는 실수에 대해 보완하는 활동이 이어집니다. 보다 정확한 문법 사용과 작문(writing)에 유익하지요.

Grammar and Beyond 1 의 Avoid Common Mistakes 일부


마지막 코너는 Grammar for Writing 으로, 직전에 학습한 문법 사항을 작문에 응용해 보는 활동이 제시됩니다. 단순한 문법 학습 활동의 연장이 아니라 본격적인 Essay 작문을 시작하기 이전 단계의 학습으로도 매우 좋고, 수업 후 숙제나 추가 활동으로 활용하기에도 유용합니다. 반면, 안타깝게도 시간이나 기타 여건이 부족한 실제 교육 현장에서 건너뛰고 넘어가기도 십상인 코너입니다. 교재가 의도한 바만큼의 학습량이나 효과를 채우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요. 

Grammar and Beyond 3의 Grammar for Writing 일부


G&B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문법 사항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영어 사용에 있어서의 연결을 끊임없이 의식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Grammar for the Real World 나 Data from the Real World 와 같은 메뉴도 그렇지만, 문법 설명에 있어서도 단순히 문법 사항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실제 다양한 문장 사용에 있어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 고개를 갸웃할만한 문장 유형이나, 자주 쓰이는 문형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일러 주고 있지요. 대개의 문법 학습이나 교재가 보통 실제 응용이나 노출은 해당 학습 밖에서 학습자가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는 반면, G&B는 학습 과정 자체가 실제 노출되는 양상을 반영합니다. 이런 구성과 진행은 교실 밖을 나서는 순간 영어 노출의 기회가 극도록 줄어들고 교실 밖 학습 활동이 전무한 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대다수 한국 학생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G&B는 한국에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단기 과정이 선호되는 대다수 학원이나 교실에서 G&B 시리즈는 매우 부담스러운 분량입니다. 4권 전체 시리즈는 고사하고, 1권만도 상당한 분량이지요. 교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누리려면 '시간'이 충분히 투여되어야 하는데, 빠른 시간 안에 책 하나를 끝내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선호하는 학원가에서는 환영받기 힘듭니다. 채택된다 하더라도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이 구성되기 일쑤지요.


문법 학습이 아닌 다른 활동이 많다 보니 빠른 시간 안에 전체적인 영어 문법 개념을 파악하고자 하는 학습에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문법 사항 자체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리딩이나 작문, 연습 문제 등의 활동은 조급하거나 큰 그림을 우선 그려야 하는 학생께는 매우 답답한 진행이 될 수 있죠. 그렇다고 이 책의 문법 사항만을 골라 학습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따로따로 보았을 때에는 흥미로운 문법 사항들이지만, 매우 세세하고 구체적인 항목들과 설명은 관련 활동 없이 그것만을 연속적으로 학습하는 경우 피로감만 크고 정작 제대로 습득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거든요. 문법에만 집중하여 핵심과 큰 그림 파악이 우선이라면 그에 맞는 다른 교재를 보는 것을 권합니다. 

제가 제안하는 학습 흐름은 Grammar in Use 와 같은 교재로 전체적인 영문법의 틀과 큰 그림을 대략 갖춘 뒤에 G&B를 통해 구체적으로 이를 확인하고 연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문법 기초는 물론 전반적인 학습 활동 자체도 적은 초급 학생이라면, 우선 Basic Grammar in Use (BGIU) 를 다소 굵직하게(?) 학습합니다. 3개월 정도의 기간으로 인강 등을 통해 핵심 개념 중심으로 전체적인 영문법의 윤곽을 먼저 잡으세요. (인강 등 없이 책만으로 독학하고자 하신다면 원서인 BGIU 보다는 한글로 설명한 We Learn Grammar 같은 교재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세세한 사항들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를 인식하는 데에 초점을 두세요. 이후 G&B 1 (필요에 따라서는 2까지)을 보며 구체적인 문장 구조를 익히고 연습해 나가는 겁니다. 이때 학습 시간은 BGIU보다 2배 이상 잡고, 교재의 연습 문제와 각종 활동들도 꼼꼼히 챙깁니다. BGIU에서 다소 소홀했던 연습문제를 먼저 풀고, G&B의 다소 무게감 있는 연습문제로 넘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 학생들이 독학용 교재로 G&B를 문의했는데, 사실 G&B선생님과 동료 학생들과 함께 하는 수업에 좀 더 적합하게 디자인된 교재입니다. 단순히 답안지가 본교재에 포함되지 않은 정도의 불편이 아니라, 영작문 활동에 대한 가이드 등 곳곳에서 선생님이나 가이드의 역할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연습 문제 등의 대화문 등도 다른 사람과 interactive 하게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요. Speaking 영역에의 응용이라면 특히나 그렇습니다. 그러나, 부득이 독학하고자 한다면 가급적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배운 문장들을 실제로 사용해 보는 기회를 자주 가지시길 권합니다. 요즘은 인터넷 등에서 전 세계의 친구들과 채팅이나 화상 통화 등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언어 교환 사이트 등을 통해 영작한 내용들의 간단한 교정 등을 요청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독학이 아닌 경우에도 이러한 활동은 매우 유익하지요.


끝으로, 글에서 틈틈이 부분 이미지로 소개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G&B의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Cambridge 웹사이트의 Grammar and Beyond 의 Sample Unit 링크를 통해 각 권의 한 개 Unit 전체를 sample 로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성급히 구매하지 마시고, 각 단계별 난이도나 구성 등을 꼼꼼히 확인하세요. 선생님이시라면 상위 메뉴에서 Unit 별 Teaching Tips 와 Activities 도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cambridge.org/grammarandbeyond/sample-u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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