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는데, 왜 말하기가 안될까요?

스피킹이 왜 안될까? 스피킹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선생님..
항상 영어를 능숙하게 '잘하고 싶다 잘하고 싶다'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
방학을 맞이 해서 영어를 다시 시작하려고 서울의 이름 있는 학원도 다니고 있는데..
하루 3시간씩 외국인과 말하기 쓰기 읽기를 하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수업이 만족스럽진 않네요...
선생님의 BGIU 수업을 알게 되어서 인터넷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문법적 내용이 쉽기는 하지만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데로 새롭게 그 의미들을 되새기는데 참 좋더라고요... 근데 이외에 제가 영어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일단 제 영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말씀드리면... 고등학교 때 영어성적은 항상 상위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교육 현실상에서.... 저의 영어 능력은 어느 정도의 문법과 빠른 독해 능력(독해 능력보다는 문제가 원하는 답을 빨리 찾아내는 능력) 어느 정도의 어휘.... 거기까지 입니다.
제일 안 되는 게 말하기입니다... 이게 쉽지 않더라고요.. 쓰기는 해보니까 그래도 그럭저럭 되더라고요..
듣기는 '프렌즈' 같은 외화를 보면 단어들이 어느 정도 들리긴 하는데 순간적으로 전체적인 문장의  의미가 딱딱 들어오진 않고요.
현재 전공서적을 읽는 데는 좀 어려운 단어들이 나와서 그렇지 공부하는 데는 크게 지장 없을 정도로 읽고 있습니다. (사실.. 의대에선 공부량이 너무 많아 전공서적을 다 읽는 경우는 없고요... 주로 강의록을 보면서 필요한 부분은 책을 봅니다.)
전 그냥 영어를 능숙하게 하고 싶거든요...
현재 하고 있는 BGIU 외에 제게 공부방법과 교재 좀 추천해주세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전에 영절하라는 책을 봤을 때 저자분이 일주일에 하루는 영어공부를 절대 하지 말고 담을 쌓아라...라고 주장하셨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재 외국인 강사가 진행하는 3시간짜리 Intensive Lesson을 받고 있다고 하셨는데,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상당히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어야 하거든요. 


특별히 시험이나 유학과 같은 이유 없이 영어 구사력 자체가 전반적으로 좋아지기를 원하신다니 영어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은 편이시고요. 영어는 좋은데, 뭔가 영어 공부 방법이나 material이 썩 재미있지 않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표현 욕구가 크다면 현재의 수업에서 자꾸 활용해 보고 싶고 그렇게 시도하면서 배워가는 게 많은데 그런 성격의 수업이 아니라서 그런 건 아닐까요? 


뭔가 본인이 재미있게 덤벼볼 만한 소재를 찾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시트콤도 좀 보신 것 같은데, 특별히 맘에 드는 그런 드라마나 영화를 하나 집중적으로 파는 것도 좋고, 관심 분야 - 전공서 말고요 ^^ - 에 대한 책을 한번 읽어본다거나... 공부라는 생각보다 영어가 그 자체로 다가가는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대하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혹시 너무 공부스럽게 영어를 공부하고 계신 건 아닌가 싶기도 하거든요. 사실 고등학교 때 영어 성적도 좋고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공부 잘 한 학생들이 그것 때문에 의외로 '진짜 영어'는 잘 안 되는 모습을 종종 보거든요. 너무 성실하게 단어 적고 외우고 딱딱 맞추어서 해석하고 지정된 시간 맞추어 듣고 적고... (학원에서도 보면 나름대로 학창 시절에 공부 잘하시던 분들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말이 안 되어서 애 먹으시는 경우 많죠.)


그런데 영어는 언어라서 이렇게 공부한 것이 분명히 도움이 되는 바탕은 되는데, 진짜는 정말 의사소통에 실습하고 실제로 노출이 되어가면서 진짜로 자리를 잡는 것이거든요. 아마 그 부분이 많이 결여되었거나, 거기에 익숙지 안아서 나름대로 많은 것을 하는 것 같은데도 뭔가 항상 부족한 듯싶을 수도 있어요.


독해가 빠르다고 하셨는데 입으로 읽는 속도도 그와 동일한가요? 그리고 한글로 된 지문을 읽듯 이해하면서 틈틈이 본인의 생각도 떠오르고 그런가요? 그렇지 않다면 아마 아직 진짜 읽기의 맛도 경험 못 해 보신 것일 수도 있고요. 듣기도 바로 듣자마자 소화가 되지 않을 거고요.


쓰기보다 말하기가 문제인 것이 어쩌면 이런 언어의 즉각성, improvisation 이 부족해서 이거든요. 머릿속에 많은 것들이 언어로 걸러지는데 너무 많이 시간이 걸리시는 거죠. 몰라서가 아니라 여하튼 바로바로는 안 되는... 제가 Basic Grammar In Use 수업에서 바로 그 자리에서 저랑 예문을 만들도록 할 때마다 바로 나오시나요? 내용은 쉬운데 여하튼 제가 입으로 말하기 전에 머리 속에서 말이 떠오르지 않거나 저보다 느리게 말이 나온다면 그런 부분에서부터 공부 방향을 다시 잡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언어생활의 경험이 부족해서 오는 현상이라면 지금까지 해 온 공부스러운 영어 공부 방법을 잠시 덮어두고 실전의 세계를 겪는 것이 최선의 처방이 되지요. 문장 하나를 익히더라도 당장에 실제 생활에서 공감하고 쓸 수 있는 것을 고르시고, 실제로 흉내라도 내 보는 연습을 하세요.


무엇이건 실전이나 그에 최대한 가까운 뭔가가 필요합니다.


옛날에 구식(?)으로 영어 공부하시던 분들이 영어가 안 되는 게 그분들이 배운 문장들 자체가 틀려서가 아니거든요. I am a boy 같은 문장, 예전에 교과서에도 실렸었다는데 문법적으로야 맞지만 도대체 이런 말을 쓸 일이 실제로 평생에 한 번이나 있겠냐고요.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문장으로 공부하니 실제 말을 쓰는 상황에의 적응도 느리지요. 내가 자주 보고 잘 기억하는 문장은 내가 가장 많이 써먹을 만한 것이어야 합니다.


"영절하"에 대해서는... 흠... 제가 다른 분들이나 방식에 대해서 뭐라 하기는 어렵지만...  일주일은 아예 영어에 일부러 담을 쌓으라니... 정말 그런 말을 저자분이 하셨나요? 어쨌든 제 생각은 뭐 일부러 담까지 쌓을 필요까지야 있을까?....입니다. 물론 영어 공부는 일정 분량의 학습이 쌓이면 그것이 다시 소화되고 걸러지는 단계를 거칩니다. 영절하 저자분은 아마 그 단계를 인위적으로 설정하고 그 단계에서 새로운 축적량을 만들어서 방해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신 건가 싶은데... 언어 학습의 단계란 게 그렇게 두부 자르듯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랍니다.


공부 방향 설정하시는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위 글의 원문은 아래 링크로 연결되는 네이버 박상효의 영어카페의 질문/답변 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입니다.

https://cafe.naver.com/satcafe/582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