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고요와 해변의 웃음, 평화를 택한 나라에서 다시 배우는 삶의 방식
2023년 2월 12일
어제 꽤 피곤했나 보다.
선실 침대에 몸을 눕히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고,
눈을 뜬 건 바다 위로 천천히 떠오르는 햇살 덕분이었다.
창밖의 선라이즈.
그건 말이 필요 없는 황홀한 선물이었다.
오늘 우리는 코스타리카의 푸에르토 리몬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리는 순간, 바람이 귓가에 속삭였다.
“자유롭게, 더 깊이 살아봐요.”
리몬 시내는 작지만 생기가 가득했다.
벽에는 벽화가 피어 있고, 거리에는 레게 음악이 흐르고,
시장에서 코코넛을 손질하던 아주머니는
"푸라 비다!" 하고 나에게 인사해 주었다.
우리는 작은 미니밴을 타고 들판을 가로질렀고,
현지 가이드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나는 점점 코스타리카에 스며들었다.
정글 보트 투어 & 슬로스 생츄어리.
이날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이다.
강줄기를 따라 조용히 흘러가는 보트.
앞자리에서 나는 숲과 하늘 사이를 바라봤다.
청설모가 뛰어다니고, 초록빛 독개구리가 툭 튀어나왔다.
물가엔 카이만이 가만히 머물러 있었고,
나무늘보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쳤다.
이야기 속 정글이,
그냥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슬로스 생츄어리.
부상당한 나무늘보들을 보호하고,
동물과 인간이 진심으로 교감하는 곳.
직원들의 눈빛에는 생명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었다.
그걸 보며,
나는 마음 깊은 곳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투어가 끝나갈 무렵,
우리는 콜롬비아에서 온 한 가족을 만났고,
서로의 언어는 달랐지만,
눈빛과 손짓, 그리고 웃음으로
금세 친구가 되었다.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닿을 수 있다는 걸,
그날의 햇살이 조용히 증명해 줬다.
해변에서는 신발도 신지 않은 청년들이
부드러운 모래 위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인상 깊어서
나는 한참을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코스타리카는 '풍요로운 해안'이라는 뜻을 가진 나라야.
무엇보다 놀라운 건, 1948년 군대를 해산했다는 사실이야.
전쟁 대신 평화를, 총 대신 교육을 선택한 나라.
그 이후 이곳은 '중미의 평화국'으로 불리며
환경과 복지를 중심으로 삶을 꾸려왔어.
그래서 네가 오늘 들은 새소리,
그건 이 땅이 선택한 평화의 소리야.
그게 바로, 너의 심장을 울린 고요함의 정체야.
오늘 나는 배웠다.
자연은 인간보다 더 지혜롭고,
조화는 힘보다 더 강하다는 걸.
그리고 이곳 코스타리카는
그걸 진짜로 살아내고 있었다.
**Gracias, Costa Rica.
Pura Vida.**
코스타리카 꼭 가야 할 감성 명소 8곳
1. 아레날 화산 – 연기를 피우는 거대한 대지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
2. 라 포르투나 온천 – 화산 아래에서 몸과 마음을 녹이는 천연 온천의 평온
3. 몬테베르데 운무림 – 안개 속 숲길을 걷는 듯한 신비로운 생태 보호구역
4. 마누엘 안토니오 국립공원 – 해변과 열대림이 동시에 펼쳐지는 야생의 낙원
5. 산호세 국립극장 – 클래식과 역사, 콜로니얼 감성이 살아 있는 문화의 중심
6. 타르콜레스 강 – 악어와 새들의 고요한 강, 자연의 시간으로 흐르는 생태 투어
7. 푸에르토 비에호 – 자메이카와 코스타리카가 어우러진 해변 마을의 느린 리듬
8. 노사라 – 요가와 서핑, 그리고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조용한 해변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