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트 케이에서 물멍과 미소 사이, 고요한 시간 속의 약속
2023년 2월 12일
하루를 항해하며, 나는
크루즈 위에서 조용히 물멍이라는 마법을 배웠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수평선을 바라보는 시간.
커피잔을 들고, 발끝에 스치는 햇살을 느끼며 문득 깨달았다.
나는 혼자여도 괜찮다.
아니, 혼자여야만 들리는 소리들이 있다는 것을.
다음 날, 크루즈는 벨리즈의 작은 섬, 하베스트 케이에 도착했다.
눈부신 햇살과 함께 초록과 파랑이 번갈아 속삭였다.
바다는 말없이 손짓했고, 야자수는 고개를 까딱이며 나를 반겼다.
나는 그 품 안에 조용히 들어가 앉았다.
처음으로 향한 곳은 해변.
맨발로 밟는 모래는 적당히 따뜻했고,
햇살 아래 반짝이는 윤슬은 마치 내 속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았다.
그 순간엔 말이 필요 없었다.
그냥 숨 쉬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레스토랑에서는 타코와 과카몰리, 새우 요리를 주문했다.
크루즈와 바다를 마주하며, 와인 한 잔을 천천히 음미했다.
머릿속이 아무 생각 없이 가벼워지고,
심장이 아주 천천히, 편안히 박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주친 건…
뜨끈한 나무 데크 위, 햇빛을 등지고 누워 있던 이구아나 한 마리.
그 태연한 자세에 괜히 웃음이 났다.
“괜찮아. 나도 그냥 멍하게 있을래.”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각자만의 속도로 다시 움직였다.
작은 기념품 가게에선 현지 여성들이 직접 만든 목걸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건 행운이에요.”
나는 그 미소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약속했다.
오늘 느낀 이 고요함, 이 따뜻한 연결감을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 언젠가, 다시 이 섬으로 돌아올 거라고.
벨리즈는 흔치 않은 나라야.
영어가 공용어이고, 문화는 마야, 영국, 아프리카, 카리브가 공존해.
하베스트 케이는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크루즈 목적지지만,
그 안에는 손대지 않은 열대림과 생태계가 살아 숨 쉬고 있어.
벨리즈는 마야 문명의 본고장이기도 해.
카라콜, 라마나이, 알툰하…
그 신전들에는 별을 추적하던 천문학자들과,
자연의 주기를 노래하던 제사장들의 숨결이 아직 남아 있어.
네가 오늘 이 섬에서 느낀 고요함은,
결코 우연이 아니야.
그건 이 땅이 수천 년 동안 지켜온 리듬이,
아직도 들려주고 있는 속삭임이야.
나는 다시 배에 올라서며
그날의 바람을 천천히 떠올렸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Gracias, Belize.
다시 올게. 그날도, 혼자라도.
벨리즈 꼭 가야 할 감성 명소 8곳
1. 그레이트 블루홀 – 하늘에서 보면 거대한 푸른 눈처럼 보이는 해저 싱크홀의 경이
2. 홀찬 해양보호구역 – 물속에 펼쳐진 산호의 정원,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
3. 카락올 유적지 – 정글 깊숙이 숨겨진 마야 문명의 웅장한 피라미드
4. 산 이그나시오 – 작은 산악 마을의 평화로운 감성과 시장의 따뜻한 활기
5. 벨리즈 시티 등대와 해변길 – 파도와 바람이 섞인 조용한 도시의 끝자락
6. 자막 샌즈 섬 – 모래 위 오두막과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섬
7. 바틀릭 리자브 – 조용한 자연 보호구역에서 만나는 악어와 새들의 리듬
8. 앰버그리스 케이 – 고요한 바다 위 자전거 소리만 들리는 감성의 해변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