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모든 것이 멈춘 도시를 걷다

나폴리에서 시작된 하루, 나는 돌 속의 시간을 만났다

by 헬로 보이저

나폴리 항구 전경 나폴리 기차역

폼페이 유적 입구 쪽 폐허 구역. 폼페이 돌길 – 주거지 사이 골목


폼페이 센타우로 동상 앞 (켄타우로스 조각상) 폼페이 대광장 (Forum) 유적

폼페이 실내 박물관 – 유골 석고 모형 전시. 폼페이 고대 욕장 내부 벽화 (실내 목욕탕)


새벽,

배가 정박했다.

나폴리.

세계 3대 항구 중 하나라는 이름답게

수평선 위로 햇살이 번져가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내리기도 전,

제일 먼저 배에서 나왔다.

역사책에서만 봤던 폼페이.

그 잊힌 도시로 가기로 했다.

터미널 앞 버스 정류장에서

한 대의 버스를 만났다.

“기차역 가는 거 맞아요?”

내가 묻자,

운전기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탔다.

그런데… 동전이 없었다.

20유로를 내밀자,

그는 웃었다.

그리고 그냥 타라고 했다.

나폴리 항구는 아름다웠다.

그러나 기차역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벽에는 그라피티,

바닥엔 부서진 벤치,

어깨를 움츠리게 만드는 거리.

그곳은

내가 지금껏 봐왔던 이탈리아와

전혀 닮지 않은 얼굴이었다.

조금 무서웠다.

그래서 더 빨리 폼페이로 향했다.

폼페이에 도착하자,

나는 제일 먼저 걷기 시작했다.

빠르게, 조용히.

저 멀리,

베수비오 산이 조용히 서 있었다.

모든 것을 삼킨 그 산이,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도시엔

아직 사람이 있었다.

마지막 숨결이

돌처럼 굳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화산재 속에서 굳어버린 형체들.

누군가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있었고,

누군가는 어린아이를 품은 채였다.

폼페이의 시간은

그날 아침 멈춰 있었다.

길이 있었다.

말발굽 자국이 찍힌 돌길.

집터, 식당, 욕장, 광장, 무대…

모든 것이 남아 있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는 알았다.

사라졌지만, 남아 있었다는 것.

눈앞에서 본 모든 장면들이

예상보다 선명해서 더 아팠다.

사람은

언제든지

그냥 사라질 수 있다.

도시도

한순간에

모래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 위를 걷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세상의 모든 풍경을

조금 더 조용히 바라보게 되었다.




폼페이 고대 식당(테르모폴리움) 당시 길거리 음식점 폼페이 주택가 폐허 전경.

폼페이 박물관 내석고 인체 모형. 안티콰리움 디 폼페이 – 유물 전시관

폼페이 외곽 언덕 위 고대 유적지. 폼페이 스카비 역 – 유적지 입구 기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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