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백의 첫날, 콜드문 아래서

이틀을 굶은 몸으로, 작은 비행기를 타다

by 헬로 보이저

나는 이틀을 거의 굶은 채로
시드니에서 작은 비행기를 탔다.
식중독과 이석증이 동시에 온몸을 흔들어놓아서
숨을 고르는 일조차 버거웠다.
비행기는 작았고, 흔들림은 더 크게 느껴졌고,
그 한 시간 열 분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다시 4 ×4 차로 한 시간 반.
아웃백의 흙바람이 창 사이로 스며들고,
길은 끝없이 펼쳐졌지만
내 머릿속은 빙글빙글 맴돌았다.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따라 흔들리는 법.
“내가 왜 이렇게까지 와버렸지?”
순간순간 그런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그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생명이 있었다.

번디.
이 집의 반려견이자 , 한때 많이 맞고 버려졌던 아이.
데이빗이 시드니를 떠나
이 먼 아웃백으로 이사할 때
가장 먼저 품에 안아 데려온 존재.

처음 번디는 나를 보고 으르렁댔다.
몸을 낮추고, 꼬리는 바닥 가까이,
하지만 끝이 아주 조금 말려 있었다.
경계와 호기심이 반반 섞인 자세였다.

내가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번디는 아주 천천히 뒤로 물러났고,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아이의 눈이 잠시 내 눈을 붙잡았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너는… 나를 아프게 하지 않을 사람이지?”
그렇게 조심스레 묻는 듯한 눈.

아픔이 오래된 존재만이 가진,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침묵의 언어였다.

그 순간,
이 먼 곳까지 흔들리며 달려온 이유를
나는 아주 조금 이해한 것 같았다.
사람도, 동물도, 땅도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곳.
그리고 서로를 다시 일으키는 곳.

오늘의 이야기는
그 상처 많은 아이와 눈을 마주치던 그 순간에서
잠시 끝내려 한다.

아웃백의 첫날,
40년 만의 콜드문 아래에서
나는 그렇게 번디와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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