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상처와 한 사람의 길. 그리고 낯선 땅에서 시작된 우리의 첫 장
머건디에 도착한 지 5번째 날이었다.
해가 질 무렵이면 이 작은 마을은
아웃백 특유의 붉은 먼지가 공중에 가볍게 떠오르고,
강을 스치는 바람은 어디선가 오래된 이야기의 냄새를 데려왔다.
그 먼지를 지나
나는 두 작가가 살고 있는 집의 문을 조심스레 열어본다.
데이비드.
신앙과 고독을 글로 적어내는 사람.
그의 책 『When You Pray』 는
폭력 속에서 보낸 스물두 해를 지나
그가 어떻게 신과 침묵을 붙잡으며
자신을 다시 세웠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아버지는 호주에서 유명한 변호사이자 150개국을 누빈 여행가였다
그 화려함의 그림자는 집 안을 오랫동안 어둡게 만들었다.
상처는 늘 조용한 틈으로 스며들고,
때로는 세대를 건너 이어진다.
나는 데이비드의 무심한 정적 속에서
그 오래된 울림을 가만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시몬.
데이비드의 사촌이자 그의 가장 오래된 친구.
브리즈번에서 작가로, 상담가로, 사업가로 바쁘게 사는 그녀는
자신의 삶을 고백한 책 『Looking for Him in All of Them』 을
아마존에 출간한 사람이다.
사랑에서 미아가 되었던 한 여성이
어떻게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문장은 고통을 지나온 이들만이 쓸 수 있는 투명함을 지녔다.
두 사람은 친척이지만
상처의 구조가 닮아 있었고,
그래서 서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다.
이 집이 유난히 조용하고 단단하게 느껴진 건,
아마 그 둘의 세월이 그대로 벽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식탁 한쪽에
여행자로 온 내가 앉아 있었다.
낯선 나라, 낯선 마을, 낯선 집.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조금도 낯설지 않았다.
마치 이 장면이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왜 이제 책을 보여주는 거야?”
내 질문에 데이비드는 잠시 웃더니 조용히 말했다.
“줄리, 나는…
내가 직접 읽어주고 싶었어.
하루에 조금씩, 너에게.”
그 말 앞에서
여행 일기는 더 이상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여정이 되었다.
머건디의 이 작은 집.
두 작가와 한 여행자가 함께 머무는 이곳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가장 조용한 목소리로 피어오르는 방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우리의 첫 장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