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의 이야기를 쓰고 있을까

2025년 6월. 서울 어느 새벽

by 헬로 보이저



새벽 다섯 시,

책상 위 노트북 불빛 아래

나는 또 누군가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그것이 내 이야기인지,

어제 들었던 친구의 사연인지

가끔은 헷갈린다.


글을 쓸 때마다

나는 ‘내가 만든 것’과 ‘내가 가져온 것’ 사이를 걷는다.

그리고 그 중간쯤에서 항상 멈춰 선다.


이건 누구의 것이지?


문득 떠올랐다.

“아이디어에도 경계가 있어.

공기처럼 흘러도, 주인은 있거든.”


그 말은, 글을 쓰는 내내 마음을 잡아끄는 말이 되었다.

나는 한 문장을 쓸 때마다,

다시 묻는다.


이건 내가 만든 문장일까,

누군가의 삶에서 빌려온 건 아닐까.


우리는 매일 수많은 콘텐츠를 본다.

영화, 책, 음악, 영상, 심지어 댓글까지—

영감이 되는 건 쉬운 시대다.


하지만 그것을 ‘내 것’이라 말하는 건,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다.


어느 날,

내 글을 누군가 무단으로 퍼갔다.

출처 없이, 내 마음을 통째로 가져간 느낌이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저작권은, 단지 법이 아니라 마음의 선이었다는 걸.


그 후로 나는 내 문장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그게 어설퍼도, 유치해도

적어도 그건 나였으니까.


이제 나는 말하고 싶다.

누구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그 질문을, 매 글마다 스스로에게 던지자고.


그리고 그 답을 존중하는 사람이,

진짜 작가라고.


내가 쓴 이야기에는,

내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가 남아 있기를.


본 글은 ‘저작권 관련 주제’ 공모 부문 응모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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