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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우 Dec 11. 2019

비밥 재즈

리얼 힙스터의 음악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힙스터 음악'이라고 검색했을 시 여러 가지 음악채널들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공통점은 바로 '언더그라운드 음악' 모음집이 많다는 것이다. 1940년대 비트닉 세대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온 생각보다 역사가 긴 힙스터라는 부류들의 사람들에게서 늘 보이는 공통점 중 하나가 메이저 문화에 반하는 자기들 만의 문화를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이 그 해결책을 '서브 컬처' 문화에서 찾는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재즈의 역사는 깊다. 그러나 우리가 재즈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형태의 음악은 사실 꽤나 현대에 일어난 이야기라도 봐도 무방하다. 


 1차 세계대전이 종료가 된 후 대공황이 찾아오기 전 흔히 사람들이 부르는 Jazz age가 시작되게 된다. 재즈 에이지라는 단어는 소설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 제럴드가 붙인 이름으로 유럽에서의 크나큰 전쟁이 끝난 후 불안감의 느낀 유럽의 많은 자본들이 미국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미국 경제는 큰 호황기를 누리게 되는 이 시기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제 호황기와 함께 파티 문화가 당연히 늘어나게 되고 음악 또한 사람들이 춤추기에 집중한 실용적인 스윙의 시대로 넘어가게 되면서 30년대에 이르러 스윙과 빅밴드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 시기의 재즈음악은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규모의 빅밴드와 곡의 대부분이 작곡가나 편곡자에 의해 음악이 결정되던 시기였고 흔히 재즈라고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특유의 '솔로 파트'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의 발발과 함께 이러한 형태의 재즈 음악에도 크나큰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미국이 전시 체제에 돌입하면서 루스벨트 행정부는 생업과 관련 없는 유흥업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게 되고 자연스레 경영난을 견디기 힘들었던 빅밴드 또한 하나둘씩 해체를 하는 양상을 띄게 된다. 

 이와 함께 뉴올리언스에서 시작해 시카고에서 스윙의 정점을 맞이한 재즈음악은 뉴욕으로 터를 옮기게 되는데 그 중심에 '비밥 재즈'가 자리하게 된다. 이때 빅밴드에서 일자리를 잃은 세션들 또는 솔로에 목말라 있던 빅밴드의 세션들이 뉴욕 할렘을 중심으로 잼(jam) 세션 즉 즉흥연주 세션을 가지게 되고 이것이 비밥의 탄생 그리고 우리가 지금 아는 형태의 재즈의 탄생이었다.

  빅밴드가 아닌 소규모의 세션들이 모여 템포, 멜로디 등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기들만의 솔로와 음악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렇기에 모던 재즈의 시작이자 진정으로 '연주가를 위한 음악'으로써의 재즈의 시작이었다. 편곡자가 써놓은 대로 연주해야 했던 빅밴드 음악과는 달리 자유로운 음악 그 자체로 변모했으며 서로 치고받는 솔로의 향연들은 마치 격투 장면을 연상시키게 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대중성보다는 유행을 덜 타고 더욱 마니악한 음악으로써의 면모를 보여주게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비밥 재즈는 '힙스터'와 엄청난 인연을 가지게 된다.

원래 의미에서의 '힙스터'란 hip 또는 hop이라 불리는 아편을 피우며 비밥 재즈를 즐겨 듣는 백인 젊은 층을 지칭하는 단어였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경제적 풍요 속에 자본주의의 획일적인 제도와, 기성의 가치에 반하는 젊은 중산층 백인층이 생겨나게 되고 이 세대를 우리는 비트 제네레이션(beat generation)이라 부르게 된다. 도저히 다음에 이어질 진행을 가늠할 수 없는 형식과 비밥이 주는 자유분방함은 기존의 음악적 사고에 매우 탈피된 형태였고 보헤미안적인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던 비트 제네레이션에게 비밥 재즈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이와 동시에 비밥 재즈는 비트 제네레이션의 문학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당시 비트 세대에게 문학이란 이미 한계에 도달해있음을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엘리트주의를 추구하는 분야의 일부였고 그들은 그 한계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문학을 갈구하게 되는데 비밥 재즈의 자유분방함과 즉흥적인 리듬이 비트닉 문학을 정의 내리는 데 있어 큰 기여를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표적인 예로 비트닉 세대의 가장 대표적인 작가인 잭 케루악의 작품이자 히피 문화가 탄생하는데 엄청난 기여를 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출판금지 조치까지 당했었던 소설 'on the road(길 위에서)' 속에서 그 당시 힙스터들과 비밥 재즈 간의 상관관계를 아주 잘 보여주기도 하며 기존의 정형에서 탈피된 그의 문체는 비밥의 리듬에서 많은 문학적 텍스트를 따왔던 비트닉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주기도 한다.


 비트 제네레이션이 저물고 히피 문화가 수면 위에 떠오르면서 가장 주목받게 된 음악이 '사이키델릭 록'이다. 50년대 이후 록앤롤의 탄생과 비틀스의 브리티쉬 인베이젼과 함께 음악의 메인스트림이 락으로 넘어가는 시기이기도 했지만 위에서 언급하던 비밥 재즈와 락에도 분명한 공통점은 존재한다. 획일적인 사회구조에 반하는 음악이자 젊은층의 목마름을 간절히 채워줬던 음악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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