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인생 최대의 벽?

나를 드러내는 일

by 도원

브런치에 글을 몇 개 쓰기 시작하면서 나를 드러내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글을 읽고 쓰다 보니 자꾸 머릿속에 문장이 맴돌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에는 온전히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나였는데, 그 시간조차도 자꾸 하고 싶은 말들이 생겨나서 핸드폰이라도 들고 몇 문장씩 붙잡아두게 된다.


그런 이야기들 속엔 내가 들어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맴돌고 자꾸만 솟아오른다는 것은

나의 어딘가에 꾹꾹 묻어두었던 뭔가가 글이라는 물꼬를 따라 꿈틀거리기 때문이겠지.


그런 생각들, 그런 글들은 어쩔 수 없이 나를 담고 있다.


사람은 영원히 숨어살 수도 없고 온전히 다 드러내며 살 수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보지 않았으면 하고 나를 꽁꽁 숨기고 싶다가도, 나 여기 이렇게 잘 살아있어요. 이런 사람도 있어요 라고 동네방네 외치고 다니고 싶은 심정이 될 때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선택적으로 나를 잘 노출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어떤 얼굴로 나를 드러냈었는지, 나의 진짜 모습을 한 번이라도 잘 드러낸 적이 있었는지를 요즘 들어 부쩍 생각하게 된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말이다.


글을 쓰면 내가 드러난다.

누군가 나를 볼 수도 있다.

그 누군가는 어차피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애써 생각한다. 그러다가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 볼 수도 있는 확률을 생각해본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브런치를 연동시켰다가 닫았다를 반복했다. 아이 육아, 엄마표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곳의 페르소나와 브런치의 페르소나가 충돌하며 내 마음에 아주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부모님이 나의 글을 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0.0001%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확률이 있다면 이런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문장을 줄이고 조금씩 다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어쩌면 나는 인생 최대의 벽에 부딪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진짜 나를 드러내는 일. 이까짓 일이 인생 최대의 벽이라고? 나는 참 쉽게 살아왔구나. 내가 아닌 다른 얼굴로.


내가 쓴 글이 나에게, 그 누군가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기를, 치유의 힘을 가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제는 글을 통해 진정한 나를 마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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