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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Oct 25. 2020

표면장력

꺼이꺼이

꺼이꺼이


소리 없는 울음.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우리 집 창문 밖 새벽 두 시의 어둠을

나만 본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안 순간.



작은 두 발로는 버티기 힘들었던 어느 날

나는 가지고 있던 상자의 뚜껑을 살짝 열어

꺼내보이고 말았고


그 날 부로..

나는 단 한 번도 뚜껑을 열어보인 적이 없다.



표면장력이 생겼다.

한번 터졌던 액체는 상자 안에 고였고

분자는 최대한 적은 면적으로

되도록 몸을 둥글게 웅크렸다.  


혹시 살아있을지 모르는 번뇌를 퇴치하기 위해

그 위에 독한 세제를 뿌렸다.



무거움을 무거움으로 덮다간

무너져버릴 것이었기에


한 없는 가벼움으로

티끌 하나 없는 선으로 포장했다.


그리고는 얇은 표면 하나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꺼이꺼이 꺼이꺼이

소리 내어 울어본다.

어둠 속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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