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하우스 리노베이션 2

집수리 계획 세워 업체 정하기

by 서혜임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그림을 구매한 고객들의 집이나 회사에 작품을 설치해 주기 위해 방문하거나 작품 렌털, 설치 등의 일로 백화점 VIP 라운지, 호텔 스위트 룸 등을 여러 장소들을 방문하면서 화려하고 다양한 인테리어와 여러 가지 스타일을 볼 수 있었다.

주얼리 샵 라운지 작품 렌털 설치 뷰

한 번은 한 고객이 새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새 그림을 사서 설치해주기 위해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는 예전에 집의 인테리어도 직접 여러 소품과 가구를 구입해서 장식하고 몇백만 원을 주고 다섯 달을 기다려서 해외에서 원하는 비싼 벽걸이 시계를 사서 설치했다고 얘기할 만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고객이었기에 새집도 꽤 멋지게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새로 이사한 집을 여기저기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던 그는 기존에 본인이 관심이 많았던 만큼 새집은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많은 비용을 들여서 리노베이션하고 인테리어를 했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크게 만족하지 못한다 했다. 실제로 현관 앞 수천만 원을 들여 인테리어 포인트 벽을 만들었다고 보여주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하얀 아크릴로 된 그냥 매끈하고 기하학적인 무늬가 들어간 그림을 걸 수도 없는 난감한 벽일 뿐이었다. 새로 산 그림과 함께 새집에 맞추어 그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그림들을 재배치해서 걸어주니 고객도 집이 더 마음에 들고 새집에 와서 예전 그림들을 다시 거니 완전 달라 보인다며 매우 만족해하였다. 그 후 수 천만 원짜리 인테리어 비용은 이사 가면 그 가치가 사라지지만 그 가치로 그림을 사서 벽을 장식하면 계속 이사 다니면서 같이 움직일 수 있고 새 공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정적으로 포인트 월을 설치하거나 유행을 타는 인테리어들은 시간이 지나서 유행이 바뀌면 그 가치가 사라지고 오히려 돈을 새로 들여 바꾸어야 하지만 좋은 그림은 시간이 지나서 팔면 그 가격이 더 올라서 오히려 비싸게 돈을 받고 팔 수도 있다.

인터알리아에서 기획했던 전시 설치 사진들

삼성동에 있었던 인터알리아 아트 컴퍼니에서 일하면서 나는 전시장에 평면 작품들만 걸리는 보통의 전시들과 달리 300평의 전시장을 조각 판화 등 에디션 작품들과 MCM(Mid Century Modern) 가구 그리고 젊은 한국 디자이너들이 만든 가구로 공간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전시들을 기획했었다. 하얀 벽에 그림들이 나열되는 일상적인 전시들이 지겨웠던 나는 커다란 전시 공간을 평소에 관심 있던 가구들로 거실, 다이닝 룸, 라운지처럼 나누어 바꾸어 공간마다 다른 재미를 주고 각 장소와 가구에 어울리는 그림들을 걸어서 실제로 집이나 회사 공간에 그림이 걸리는 느낌을 전시장에서 연출했었다. 2010년 첫 번째 전시가 작품이 판매가 많이 되고 반응이 좋아서 인터알리아가 문을 닫을 때까지 3년 동안 연례 전으로 진행되었다.

2015년 일우 스페이스에서 기획한 가구 전시 뷰

가구에 대한 관심은 이후 계속되어 2015년 일우 스페이스에서도 <Furniture:실용과 예술> 전시를 통해 도널드 저드(Donald Judd)와 같은 예술가가 만든 가구와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re)와 같은 건축가가 만든 가구의 차이를 보여주며 황현신, 김상훈과 같은 한국 젊은 가구 디자이너들의 가구를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며 전시가 좋다고 얘기해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교포 신랑을 만나 결혼해서 갑자기 밴쿠버로 이민 와서 집을 사서 에어비앤비를 하기로 하면서 신랑과 시댁의 지원으로 내가 원하는 가구와 그림으로 하는 인테리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비용을 줄여서 집을 수리하고 절약한 비용으로 나중에도 되팔 수 있는 좋은 가구와 그림을 샀다. 그리고 밑에 집을 무라카미 타카시 그림들과 핀율과 같은 디자이너 가구들로 인테리어 해서 에어비앤비를 오픈하였고 반응은 오픈한 지 4개월 만에 슈퍼 호스트가 되고 독특하고 개성 있는 숙소를 소개해 주는 플러스 서비스에 선정될 수 있었다.


같은 공간이라도 가구와 그림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인테리어 업체는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직업상 가벽을 세우고 페인트 칠하는 분들과 일을 많이 해보았기에 몇 개 업체와 통화를 하면서 페인트 비용이나 목재 원가 같은 내가 아는 사실들을 확인해서 신뢰 가는 업체를 골랐다. 디자인부터 모든 걸 총괄하는 업체가 비용이 제일 비쌌고 어떤 인테리어 업체는 모든 나무 가격이 다 같다고 하면서 자재는 자기들이 공급하는 걸로만 써야 하고 실제가 내가 가서 사도 별로 싸지 않다고 하면서 내가 원하지 않는 싱크대 대리석도 비싸지만 해야 한다며 강매 아닌 강매를 견적에 강요하기도 했다. 결국 우리는 모든 걸 다하는 업체가 아닌 바닥 난방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골라 난방에 필요한 전문적인 재료 외에 타일, 바닥재, 수도꼭지 등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골라서 사서 가져다주면 일당식으로 비용을 받고 공사를 하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 사장님과 미리 일정을 조율해서 열쇠를 받는 날 새집에서 만나서 공간을 둘러보면서 사장님께 내가 원하는 작업 내용을 설명드렸고 며칠 뒤 사장님은 구체적인 작업 내용과 금액이 적힌 견적서를 주시면서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 다 반영이 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셨다. 구체적인 작업 내용이 적혀 있는 견적서는 공사 마무리 후에 서류에 적힌 것들이 다 되었는지 서로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곳에서 오래 일하신 사장님은 꼼꼼히 우리가 원하는 작업을 체크하셨고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세밀한 부분도 찾아 알려주시면서 싸게 하는 업체를 찾아 연결시켜주시기도 하셨다. 덕분에 추가적으로 안 해도 되는 부분들을 절약할 수 있었고 바닥재료나 공간 수리나 여러 부분에서 조언을 받고 사장님 의견대로 한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또한 토요일까지 쉬지 않고 일해주신 덕분에 공사도 한 달 반 만에 끝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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