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의 도시의 먹거리 이야기 3 - 할인 마트
부유한 백인들이 많이 사는 웨스트와 달리 이스트는 주로 생계형 이민자들이 많은 동네라 인종도 중국, 인도, 아랍 등 대가족이 많이 사는 동네이다. 마트도 웨스트에는 홀푸즈, 스통스(Stong’s)와 같은 고급스럽고 비싼 마트들이 있는 반면 이스트에는 미국계 월마트와 캐나다계 할인 마트인 슈퍼스토어(Superstore)가 있다.
밴쿠버에 있는 마트들 중 모든 물건이 거의 제일 싼 곳은 단연 월마트(Walmart)이다. 다만 일하는 직원의 숫자와 임금 줄여서 물건을 싸게 판다는 월마트의 악명처럼 월마트는 일하는 직원들이 많지 않지 않아 조금 불편하다. 평일 낮에는 수천 평의 마트에서 2~3명이 계산대에서 일하고 나머지는 셀프 계산대로 유지된다. 심지어 평일에는 물건이 팔려도 바로 채워 놓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종종 물건에 떨어진 경우가 많아 평일보다는 주말에 가야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다. 그나마 주말은 일하는 직원이 평일보다 많기는 하나 다른 마트에 비하면 퍽 없이 작은 숫자이다.
야채나 과일 같은 경우도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인지 신선도가 별로 좋지 않고 각 품목별로 종류가 다양하진 않아서 주로 한국 라면이나 차 우유 파스타 면 같은 대표적인 공산품을 주로 쇼핑할 때 이용한다. 다른 마트들에서는 사과 한 품목의 경우 최소 4-6 종류의 다양한 사과들을 가져다 놓는 반면 월마트는 기본적인 1-2종류만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팔고 있는 상품의 가격은 정말 싸서 3.6킬로 돼지 목살을 20불 정도에 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마트에 비해 고기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주로 대용량으로만 팔고 소량으로 사기에는 적당치 않다.
월마트에 가면 미대륙 내에서의 한국 라면 인기를 제일 실감할 수 있다. 월마트에서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농심 라면들이 가끔 물건이 없어 못 살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이민 오기 전 교포인 신랑한테 캐나다에 살 때 한국음식이 뭐가 제일 그리웠었는지 물어보니 의외로 라면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와보니 왜 라면인지 바로 실감했다. 캐나다에는 라면이 한국에서 수입이 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일 년 가까이 되고 오래된 라면에 많아서 맛이 없다. 한 번은 한국 마트에서 라면을 사서 끊였더니 오래된 기름 냄새 때문에 한입도 먹지 못하고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미 대륙 내의 한국 라면 인기 덕분에 몇 년 전 농심 공장이 미국에 생겨서 월마트나 거의 모든 마트에서 미국에서 만든 신라면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월마트에는 신라면 외에도 채식을 즐기고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백인들은 대상으로 만든 맵지 않은 야채라면과 짜장라면 등 비교적 많은 종류를 팔고 있다.
한국 라면의 인기는 동네 편의점만 가도 쉽게 느낄 수 있다. 라면 판매대 한 부분이 한국 라면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로키산에 있는 밴프(Banff) 다운타운에 있는 편의점과 빅토리아 섬(Victoria Island)에 있는 작은 편의점에서도 한국 라면을 쉽게 살 수 있었다.
월마트의 가장 큰 특징은 교포인 신랑 표현대로 ‘뭐든 다 해 먹는 한국 마트’처럼 모든 것을 다 팔고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마트는 식료품, 가전, 의류 등 각기 분야대로 나누어져 구분되어 따로 팔고 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허드슨즈 베이(Hudson's Bay)에도 가전, 화장품, 잡화는 팔아도 식료품은 없다. 세이브 온 마트와 같은 식료품 마트에는 식료품과 세제 등 생활용품과 약국만 있다. (캐나다는 약과 화장품과 간단한 식료품을 파는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가 따로 있고 모든 마트 안에도 약국(Pharmacy)이 있어 처방전 약과 소화제나 진통제와 같은 기본적인 약들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계 월마트에는 핸드폰, 게임기, 등산화, 가든용품, 책, 주얼리 등 정말 모든 종류의 물건들이 다 있고 거의 제일 싸게 팔고 있다. 미대륙을 여행 중에 한국 라면이 그립거나 싼 여행 가방이 필요하거나 한국 마트처럼 모든 종류의 싼 물건들을 한 번에 보고 쇼핑하길 원하면 월마트를 추천한다.
슈퍼스토어는 캐나다식 월마트와 같은 할인마트이다. 이민자 도시의 다양하고 싼 품질 좋은 먹거리와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으면 슈퍼스토어를 추천한다. 규모는 월마트와 비슷하지만 월마트처럼 모든 물건을 다 팔지는 않고 식료품과 주방 전자 제품 및 생활용품과 옷만 팔고 있다.
월마트보다 훨씬 다양한 여러 품목들의물건들이 많고 신선한 로컬야채와 육류부터 다양한 포장된 음식들과 일회용 접시, 약과 영양제, 세제, 애완동물 사료 등 모든 상품을 제일 저렴하게 팔고 있다.
할인마트이기 때문에 지점이 많지 않아 다운타운에 사는 유학생부터 이스트 밴쿠버 동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까지 늘 사람이 많은 분비는 편이다. 가격이 싼 만큼 대용량을 많이 팔고 있어 주로 식구가 많은 인도, 아시안, 아랍 가족들이 카트 가득 장을 봐서 가는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장 보는 사람들도 다양하고 파는 먹거리도 중국 야채부터 스시와 피자, 양고기와 살아있는 랍스터, 인도의 다양한 향신료, 베트남산 연유, 냉동 바나나 잎, 바게트와 다양한 베이킹용 견과류까지 온갖 다양하고 알 수 없는 식자재들을 많이 팔고 있어서 이민자의 도시인 밴쿠버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마트라 할 수 있다.
할인마트이기 때문에 델리는 따로 없지만 샐러드와 스시부터 피자 로스트 치킨등 다양한 나라 스타일의 데워먹을 수 있는 조리된 음식을 미리 담아 놓고 팔고 있다. 하지만 양이 많아서 신랑 말로는 대가족외에는 하우스 파티처럼 친구들이 많이 모일 때 이곳에서 음식을 산다고 한다.
월마트에는 없는 온갖 부위로 나뉘어 포장된 다양한 종류의 육류는 물론 손질된 생선들과 살아 있는 랍스터 나 홍합 같은 신선한 해산물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캐나다 특산품인 연어는 자연산과 스틸헤드와 같은 여러 다른 종류의 연어를 스테이크 컷부터 훈제 혹은 양념되어 조리된 스타일까지 다양한 연어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 가장 큰 장점은 한국 이마트의 노브랜드처럼 자체 생산 브랜드 인 PC(President's Choice) 상품들을 살수 있다는 점이다. 자체 브랜드 상품은 육류부터 치즈, 온갖 냉동식품, 아이스크림, 참치캔, 소스까지 모든 종류가 다 있고 가격도 싸고 품질도 매우 좋다.
슈퍼스토어가 캐나다 자체 브랜드인 만큼 캐나다에서 나는 야채, 과일, 육류등을 많이 판매하고 있는데 PC 브랜드의 육류 상품들은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판매할 만큼 다른 것보다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
이 곳에서도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을 기부 문화가 잘되어 있다. 주로 기부용으로 일정 금액 포장된 세트를 판매하고 그 물건을 바로 기증받는 다른 마트와 다르게 계산하고 나가는 곳에 시리얼이나 캔 상품 같은 물건들을 개인이 원하는 만큼 사서 기부함에 넣고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누구든지 편하게 기부할 수 있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