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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썸머 Jul 21. 2021

‘꿈꿀 수 있다면 실현도 가능하다.’

내 좌우명이 되고 나서


문득, 삶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어떠한 대답도 잘 못하겠다. 그리고 자신이 없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삶을 꿈꾸며, 어떤 삶을 바라며 하루를 살고 있을까?


매일 아침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시간도 버려지는 시간이 없이 살아온 지 수년째, 나는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쓰며, 여러 가지 과제를 하고, 나만의 강의나 수업을 구상하며, 영어 원서를 읽고, 동화책을 읽으며, 준이의 수학선생님이 되었다가, 보드게임 친구가 되어주었다가 주방 하녀도 되었다가 그렇게 눈코 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내고도 못다 한 일들이 많아서 인증에 인증을 더해가며 하루를 채워간다.


작년 가을, 우연히 시작했던 챌린지 프로그램, 시작은 아이와 책을 즐겁게 읽으며 무언가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고, 너무 재미있고 좋은 책을 읽는 것이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었다. 매주 과제를 내고 책을 읽고 인증을 하고, 독서록을 쓰고, 미드를 보며 하는 인증, 쉽지 않았지만 너무 아팠을 때도, 아무것도 하기 싫었을 때도, 바빠서 죽을 것 같을 때도 빠지지 않고 꼬박 10개월 잘도 버텼다.


벌려놓은 일이 너무 많아 제대로 깊이 하지도 못하면서 그저 인증에 급급하여 따라오기 바쁜 날이 계속되었을 때, ‘그만 할까? 무엇을 위해 이토록 열심히 하고 있나’ 싶은 날도 있었지만 무언가 약속을 하고 도전을 해서 해낸 다는 일은 가장 먼저 나와한 약속이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하며 결승선까지 왔다. 생각보다 엄청 많은 엄마들이 도전에 성공했다. 회사에서도 놀랄 만큼! 그만큼 아이의 교육에 관심도 많고, 무엇보다 엄마 자신이 성장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겠지?




숨 쉴 시간도 없다고 투덜대며 수도 없이 많은 프로젝트를 이어가던 7월, 그 10개월 장정의 챌린지 프로그램도 끝을 내렸다. 그리고 마지막 관문 테스트!


전날까지도 해야 하는 일들이 쏟아져 나와서 겨우 아이를 집에 두고 부랴 부랴 달려간 서울, 가는 동안 준비한 거라고는 1분 스피치를 위한 자기소개 정도? 아무리 무지했어도 이토록 무지할 수 있었나 싶을 만큼 아무 준비 없이 당당하게도 갔다. 어쩜, 모르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두 시간이 걸려 도착한 곳, 테스트를 위해 모인 사람들을 보니 어찌나 떨리던지, 마치 학교 졸업하고 회사에 면접을 간 신입사원처럼 두근 대는 마음을 안고 들어갔다.


수도 없이 많은 장의 A4용지 테스트 페이퍼를 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지난 과정 동안 들었던 여러 가지 강좌의 내용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는 시험지, 강의 듣고 짧게 후기 한 번 쓴 것이 다인 나는 정말 식은땀이 났다. 그러면서 2시간 쉬지 않고 써 내려가느라 온 몸에 힘이 가득 들어갔다.


정신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지우개 가루가 한 더미 쌓였을 즈음 호명이 되었다. 그리고 심층면접!! 두둥


작은 공간에서 1:3 면접이 이루어졌다. 느닷없이 본 엄청 어려웠던 시험에 당황도 했고, 어리둥절해하던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자기소개의 시간, 시험을 보러 온 사람들 모두 모인 곳에서 가볍게 일어서서 하는 줄 알고 준비해 간 말들이 무색하게도 마주 앉은 공간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싶었다.


그리고 두서없이 영어로 자기소개를 마쳤다. 첫 직장 취직도 소개로 갔고, 이직도 그랬고, 직업을 바꿀 때도 그렇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면접을 본적이 처음인 나에게 이날은 정말 신기하고 두근대고 부끄러운 경험의 날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준비가 무색한 소개를 마쳤다. 그런데 옆에 들어온 두 분이 유창!!! 하게 자기 PR을 하시면서 진행하시는 모습에 ‘아, 난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이내 짧은 순간에 이런 생각이 났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너무 겁 없이, 준비도 없이 무성의하게  것은 아닐까? 물론 나도 10개월의 기간 동안 인증을 놓치지 않으며 열심히 부여잡고 왔지만, 시험 보기  날까지 아무것도 펼쳐보지 못하고 들어선 것이 너무 죄송스러웠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한 사람들을 뽑기 위해 생각지도 못한 난이도로 시험문제를 제출한 회사가 참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할 때쯤 , 두 번째. 세 번째 미션이 주어졌고, 뭐라고 말했나 싶을 만큼 횡설 수설 이야기를 쏟아 놓고 나왔다.


문제조차 모르는 문항, 공부 안 했으니 이해도 못하는 전문용어들, 문제를 몇 개 두고 쿨하게 나섰다. 돌아갈 길이 멀어서  이상 앉아 있을 수도 없었고, 진짜 열심히  누군가에게  영광이 돌아가겠구나 하는 마음에 감사 인사를 정하고 집으로 오는 전철을 탔다.





전철을 타고 오는 동안 생각해 보니 서울까지 가서 시험 본다고 아침부터 아이 점심까지 싸놓고 바쁘게 정신없이 준비하고 나오느라, 6시까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쫄쫄 굶은 나의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어질 어질, 그런데 집에 혼자 있을 아이 생각에 부랴 부랴 집으로 향했다.


그래도, 준비 못했다고 시험보지 않았다면 영원히 몰랐을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면서 사는지, 엄청나게 준비하고 열정적으로 지내는지,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삶도 그렇지 않을까? 가보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절대 모르는 것이 삶 아닐까?



늘 하던 대로만 하고 살던 방식대로만 살면 절대 알 수 없는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어 졌다. 늘 준비가 되면 해야지, 더 열심히 하고 도전해야지 하며 미루기만 하지는 않았는지, 두려움이 공존하는 안전지대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어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나 자신을 끌어 앉혀버리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는 다면 딱 그만 큼만 경험하는 것이다.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상상도 못 해 본일을 해본 이후에는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늘 그 순간 망설인다. 나는 무엇이 두려운가?


생각해 보니 ‘부끄러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래야만 해 라고 만들어 놓은 나만의 고정관념 때문에 어쩌면 더 나아가지도 못하고 망설이기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며칠, 나는 버림에 대한 생각을 오래 했다. 한 가지에 완벽하게 집중하지 못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몰라 이것저것 너무도 많은 것들을 벌려두어서 정작 나에게 꼭 필요한 일에 집중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할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며칠 후 지난 생각지도 못한 연락을 받았다. 합격이라고!


엄청나게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내가 10개월 열심히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합격해도 되나? 더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 오해였나?) 그럼 난 나에게 온 이 기회를 어떻게 잘 내 인생으로 가지고 올 수 있을까?



꿈꿀  있다면 실현도 가능하다 ‘


언제나 머릿속을 되뇌는 이 말이 나에게 가져다준 이 행운이 정말 내 것인지, 그럼 진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삶이라는 것이 마음이 이끄는 대로 가면서 가는 그 길이 더 값지고 소중한 순간이 되도록 하루하루 즐겁게 애쓰며 살아가는 것이라면, 이 길도 내가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동안 만족스럽지 못했던 부분까지 더 열심히 채워가며 나에게 온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도전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진짜,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것일까? 그리고 나는 정말 무엇을 꿈꾸는가? 해답을 찾고 싶다. 가슴이 벅차서 터질 것만 같은 그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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