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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비의 숨은 보석 프라낭 비치

가족과 함께 한 천국 같은 하루

by 리안

아오낭 비치에서 라일레이 섬으로 가기 위해 우리는 롱테일보트를 탔다.

로맨틱한 이름과는 다르게, 롱테일보트는 시꺼먼 연기를 내뿜으며 굉음을 울렸다. 배가 당장이라도 멈출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다행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 멀미약을 먹은 남편과 아이도 무사했다.

나중에 들으니, 이런 배들이 종종 바다 한가운데에서 멈추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가 라일레이 섬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 프라낭 비치를 보기 위해서였다.

라일레이 해변은 솔직히 말해 아오낭 비치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프라낭 비치는 바로 우리를 크라비로 이끈 이유이다.





프라낭비치는 라일레이 비치에서도 한참을 걸어가야 했는데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가는 길에 볼거리가 쏠쏠했다. 암벽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을 구경하고, 나무 위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는 원숭이를 발견하기도 했다. 거대한 바위들이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품 같은 풍경에 감탄하면서도, 더운 날씨에 지쳐가던 찰나, 드디어 프라낭 비치가 눈앞에 펼쳐졌다.



프라낭 비치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모래,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웅장한 절벽이 어우러진 모습은 천국과도 같았다. 바다 위로 뻗어 있는 기암절벽들은 경이로움을 자아냈고, 그 아래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도 간간이 보였다.





아이는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신이 나서 물속을 탐험했고, 마음에 들었는지 좀처럼 물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다. 나는 바위에 기대어 한참 동안 클라이머들이 절벽을 오르는 모습을 구경했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은 프라낭 동굴에 가득한 남근 모양의 조각들이었다.

태국 전통 신앙에 따르면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하는데, 알록달록한 리본이 묶인 조각들이 신비로움을 더했다. 아이는 이 기묘한 조각들을 보고 웃으며 신기해했고, 우리는 그 의미를 설명하며 짧은 문화 체험도 함께 했다.


그날 아이는 유독 밥을 잘 먹었다. 평소 한식만 고집하던 아이였는데, 바다에서 하루 종일 물놀이를 한 덕분인지, 아빠와의 대화 때문인지 밥을 남김없이 먹었다.





우리는 프라낭 비치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곳이야말로 휴양을 위한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크라비의 프라낭 비치는 단순한 해변이 아니라, 모험과 여유가 공존하는 곳이었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아, 또 한 번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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