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핑계 삼지 말자

생각을 담는 글쓰기 5일 차

by 양경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과는 다른 삶을 갈망한다.
그런데도 그들 중 대부분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 그에 대한 한 꾸러미의 변명 리스트를 가지고 다닌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흔히 내세우는 변명은 '나이가 너무 많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나이 때문이라고 변명해도 되는 것일까?



이민규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







내년이면 내 나이 50살이 된다. 어릴 때는 50살이 되면 사회적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50살은 많은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이제 그 나이가 되어간다. 나이란 정신적, 육체적인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40대 이후부터 나이 듦에 따라 체력이 점차 저하되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하루에 두세 가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45살 이후부터는 하루에 한 가지 일을 하면 저녁이 되면 누워서 쉬어야 했다. 몸은 녹초가 된다. 한 해 한 해 달라지는 내 몸 상태를 느낀다. 그러면서 생활의 의욕이 떨어질 때가 있다. 당연한 순서일 거다. 육체 나이가 정신 나이까지 갈아먹었다. 뭔가에 도전하고 새로 시작하려면 쉽지 않은 나이다.






둘째를 낳고 10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가정주부의 삶이 시작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집에만 있는 삶이 시작되었다. 갓난쟁이와 유치원생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는 삶이 시작되었다. 매일 새벽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대중교통을 타고 직장으로 다니는 생활을 하지 않으니 편했다. 아이들을 키우고 식사 준비를 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전업주부로서의 삶이 그다지 나에게는 스트레스가 없었다. 실적을 내야 하는 부담감이나 나를 평가받는다는 스트레스도 없었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수입으로 충분히 살 수 있었다. 해외여행을 하고 값비싼 물건을 살 수 있는 넉넉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우리 네 식구 먹고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나는 점차 편안한 생활에 익숙해져 갔다.



두 번째 직장은 둘째 출산 후 다시 복귀하고 싶었지만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속마음으로는 둘째까지 낳고 직장맘으로 살기에 자신이 없었다.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아내로서 그 모든 역할을 잘 해내기 힘들었다. 복직을 못하고 집에서 쉬어야 하는 게 슬픈 것만은 아니었다. 이걸 핑계로 쉬고 싶었다. 남편이 어떡하든 가정경제는 책임지겠지라고 생각했다. 남편이라는 버팀목에 기댔다. 나는 아이들만 잘 키우자고 마음먹었다. 아이들 키우는 것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남편이 늘 육아에 도움을 많이 주었다. 아이들도 잘 먹고 똥 잘 싸고 잠도 잘 잤다. 어릴 때는 이 세 가지만 잘하면 별문제는 없는 거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크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내 시간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자기 계발에 힘썼다. 자격증을 취득해서 취업까지 해보려 애썼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원자격증 3급을 취득했다. 2년 동안 준비해서 어렵게 합격했다. 외국인들을 위해서 2년 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했다. 이후에 취업을 해보려고 이력서를 여러 군데 제출했다. 쉽지 않았다. 면접을 여러 군데 보기도 했지만 탈락하고 말았다. 나는 50대 이후까지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서 이 자격증 공부를 한 거다. 취업을 위한 몇 번의 도전을 해보고 포기해버렸다. 나보다 학력도 높고 경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 밀렸다. 다시 직장 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이때쯤 포기했다.



점차 나를 잃어가는 삶에 익숙해졌다. 하루를 열심히 살지만 성과나 보람을 못 느꼈다. 내 이름으로 뭔가를 이루고 싶었다. 40대를 열심히 살았지만 그저 취미생활에 시간을 쏟은 게 전부이다. 50대에는 다른 삶을 간절히 원했다. 마음속으로만 간절히 원할 뿐 나는 어떤 도전을 해보진 않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쉬운 것에만 시간을 투자하고 에너지를 쏟았다.





난 하루를 바쁘고 보람되게 살고 있어.
나이에 이 정도면 열심히 사는 거지!!!





이렇게 나를 위로했다. 한편으로는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나 자신이 못 나 보였다. 남들 보기에 바쁠 뿐이지 늘 제자리걸음만 하는 거라고 생각될 때도 있었다. 일하지 않는 나도 싫었고 성과 없이 열심히만 사는 나도 싫었다. 몸은 부지런히 뭔가에 몰두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머릿속에서는 자신감이 더 떨어졌다.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나를 인정해 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도전이 필요했다. 더 이상 나이에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다. 50살 정도 되면 안주하고 편안히 산다고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사회의 통념상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힘들다고들 생각한다. 현재의 내 모습이 싫다면 내가 넘기 힘든 도전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내가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머리와 가슴속에 간절히 원하는 바가 있으면 포기하지 말자.
내 능력의 한계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어 질 때
나이라는 좋은 핑곗거리에 기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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