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담는 글쓰기 10일 차
각자 성함과 나이, 살고 있는 지역, 하고 있는 일을 좀 소개해 주세요
지난 한 해 온라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모임을 하다 보면 으레 자기소개를 맨 처음 하게 된다. 이름, 나이, 거주지, 일.... 대개는 이렇게 소개를 해달라고 리더가 요청한다. 내 순서가 돌아온다. 마음이 조금은 비참하다. 나 빼고 모두 자기만의 일을 갖고 있다. 이때부터 나는 자격지심이 발동한다. 그렇지만 얼굴 표정은 더욱 밝게 하려고 한다. 자신감 있고 내면이 꽉 찬듯한 말투와 표정으로 발표를 한다. 전업주부인 게 난 부끄러운 걸까? 다른 사람들은 본인의 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들 그리 열심히 사는 걸까?
나는 뭔가 내 일을 찾거나 나란 존재감을 찾으려고 배우고 있다. 주위에서 늘 열심히 산다고 날 칭찬해 준다. 그런데 그런 칭찬을 들으면 더욱 공허함이 밀려온다. 취미생활 열심히 한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 어떤 때는 하루가 바쁘기만 하고 허탈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러나 다음날 눈을 뜨면 아침부터 뭔가에 몰두하고 있다. 그래야 성이 찼다. 채워지지 않는 마음에 속상할 적도 있지만 결국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선택했다. 결실이 있든 없든 나는 시간을 꽉 채우며 사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쉬지 않고 사는 것은 아니다. 힘든 날은 하루 종일 TV 앞에 앉아서 몇 시간씩 리모컨만 붙잡고 드라마를 시청할 때도 있다. 그런 하루를 보내면 다시 다음날 하고 싶은 게 생긴다.
작년 한 해도 참 열심히 지냈다. 디지털 세상에 발을 푹 담그고 살았다. 누군가는 말했다. 5년 후에 벌어질 일이 다만 몇 년 당겨진 것뿐이라고 한다. 언젠가 우리가 맞이할 세상이었다. 블로그, 유튜브, 전자책, 브런치 작가라는 것을 했다. 다음날 해야 할 아웃풋을 위해 고민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잔 적도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하는 일에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방문자 유입되고 계속 성장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유튜브는 일주에 한두 편씩 찍었다. 늘 봐도 재미없는 영상이지만 구독자가 조그 씩 생겨났다. 아직도 천명도 되지 않은 구독자이지만 내 나이에 구독자 한 명 한 명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평범한 아줌마가 겪은 혼자 영어 공부하는 일상이 누군가에게 구독이라는 버튼을 누구게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니 영상 찍는 게 재밌었다. 남들처럼 멋들어지고 재밌는 영상은 아니지만 영상 하나하나가 내가 낳은 자식 같았다. 블로그가 성장하면서 블로그 강사도 도전해보았다. 아직 경험치가 많지 않지만 올해는 더 잘해보고 싶다. 나처럼 중년들이 잘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뭔가 열망하고 새로운 것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의 노하우를 전달해 주고
2020년의 끄트머리를 마감한 지 2일밖에 되지 않았다. '끄트머리'라는 단어는 끝과 머리의 만남이다. 뭔가 끝나며 다시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2021년이 되었다. 설레기도 하고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가득하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뭐든 시작할 때는 흥분으로 가득 차지만 막상 시작하면 걱정과 고민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나도 그렇다. 잘 될 수 있을까? 포기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물밀듯 밀려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그럴 땐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하자라고 날 위로한다. 다들 각자에게 맞는 속도가 있다. 내가 갈 수 있는 속도를 감히 예측할 수 없다. 아우토반 도로를 달리듯 빨리 가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그냥 나는 국도로 달리자. 작은 소형차를 타고 가자.
그냥 나는 국도로 달리자.
소형차를 타고 가능한 속도만큼 달려가자.
가끔은 걸어가 보자.
걷다 보면 풍경도 보이고 사람도 보이겠지.......
천천히 갈지언정 올해는 나도 어디를 가든 당당히 '자기소개'를 할 거다. '안녕하세요 저는 ○○○○ 강사입니다 '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줄 수 있는 근사한 명함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날 위로해 주는 것이며 내가 더 자신감 있게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명함 그까짓 게 뭐가 중요하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 누군가에게는 엄청 절실한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