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프로젝트 2주 차 수업을 들었다. 다시 생각해도 내가 들은 강의 중 가장 가슴에 와 닿는다. 온라인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돈 벌기 강좌가 엄청나게 많다. 나도 여러 가지 들어보았다. 단순 돈 벌었던 사연도 많고 벌기 전까지 본인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이야기한다. 대부분 본인들이 겪은 진솔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감동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쉽게 무엇이든 얻을 수 없음을 늘 깨닫는다.
그렇지만 '고마워'라는 한마디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고마워디자이너 님은 대단하다.
삶에서 고맙다는 말은 흔하디 흔한 말이다. 그에 비해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고맙다는 표현이 서툴기도 하다. 매장에 들락날락할 때 뒷사람을 위해서 난 항상 문을 잡아주는 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들 몸만 쏙 빠져나간다.
이런 경우야 타인이니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어떨까? 우리는 얼마나 마음을 표현하고 살까? 고맙다, 사랑한다, 감사해 이런 말들 오글거리는 것이 사실이다. 누구 말마따나 통자에 돈 들어올 때나 고맙다는 말을 넙죽넙죽 하곤 한다.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잘하지 못한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엄마, 아빠에게 고마워해야지 말을 강조하곤 하다.
1주 차 수업을 통해 나 자신이 참 많이 변했기 때문에 오늘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들어갔다. 시작부터 열기가 대단하다. 10여 명의 회원들끼리 분위기가 좋아서 서로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게 된다. 진심으로 변한 일주일간의 모습을 공유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멤버들은 모두 열심히 살고 능력이 많은 분들인데도 더 성장하고 싶고 부족한 걸 채우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마음 체인지였다.
사람들과 관계 형성에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첫 번째는 내가 나를 알아야 한다. 내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칭찬해준 다음 가족과 고객에게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나도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은 존재이다. 소리를 내든 내지 않든 우리는 날 좀 알아줘라고 늘 외쳐대고 있는 거다.
다음은 가족과 고객에게 고개를 돌려보자.
가족 이야기는 남편 이야기로 시작해서 남편 이야기로 끝이 났다. 그만큼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 남편을 인정해주고 사랑해주어야 한다고 강사님은 말씀하신다. 말과 글로 표현해보라고 하신다. 우리는 즉석에서 카톡으로 남편에게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몇몇 분의 남편분들은 카톡으로 반응을 보였다. 부인의 갑작스러운 고맙다는 문자에 황당해하기도 하고 고마워하기도 하고 다양한 표현들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내 남편은 묵묵부답이다. 평소에도 카톡이나 문자로 할 말만 하는 사이니깐. 사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 표현이 부족하다는 거다.
나는 무척 무뚝뚝한 편이다. 애교도 없고 정성스러운 내조도 잘 못한다. 여기에다 내 남편 자랑이나 해보려고 한다. 남편은 내가 브런치 작가라 해도 별 관심은 없고 시큰둥하게 축하 해락 한마디 했을 뿐이다. 당연히 내 글을 본 적도 없다. 그래서 마음껏 써보련다.
결혼 전에 자취방에 놀러 가면 맛난 떡볶이를 해주었다. 멸치로 육수를 내서 만든 떡볶이는 너무 맛있었다. 단순한 분식을 육수까지 내서 하는 걸 보면 감탄했다. 내가 워낙 요리를 할 줄 모르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지금도 난 집에서 떡볶이를 만들 때 꼭 멸치로 육수를 내서 한다.
손님을 초대하거나 명절이 되면 중요한 일품요리는 늘 남편 담당이다.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타고난 감각이 있기도 하고 관심이 많다. 처음 본 요리도 대충 어떻게 만들지 알겠다고 늘 말한다. 식사 준비를 할 때면 자주 옆에 와서 뚝딱 고기 요리를 만들어준다. 아이들 반찬은 무엇해주었는지 자주 묻는 편이다. 학원 갔다가 늦게 오는 아이들을 위해서 맛난 야식을 뚝딱 만들어내곤 한다. 가끔은 나랑 남편이 바뀌면 울 집 밥상은 늘 풍성할 것 같다.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꼭꼭 확인한다. 가장으로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 일정들 안에서 본인의 역할을 찾는다. 특히 아이들 학원을 갈 때 웬만하면 픽업 서비스를 다해준다.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귀찮은 일들이다. 보통은 엄마들이 담당하는데 나는 장롱면허라서 운전도 못한다. 가끔은 나도 남편이 아이들 데리고 가는 길에 동행해주곤 한다. 아이가 둘이라서 학원 여기 저기를 다닐 때면 나름 치밀하게 픽업장소와 시간을 정해야 할 경우도 많다. 싫다는 내색 없이 늘 앞장서서 가족을 위해서 나선다. 출장을 갈 때면 늘 미안해한다. 아이들을 데려다줄 수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미안해하면 별말을 다한다고 나는 손사래를 친다.
남편은 회사일로 고민이 되어 나에게 짜증 한번 낸 적이 없다. 힘들어도 내색을 하지 않는다. 개인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굴곡의 시간들을 보냈다. 수입이 없이 3년간 보내 시기도 있었다. 다행히 내 퇴직금으로 어찌어찌 버틸 수 있었다. 돈 문제로 남편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개념 없이 투자를 하거나 주식을 해서 재산을 탕진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면 살았다. 3년간의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이후에는 기사회생으로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그저 빚 없이 사는 걸 감사할 따름이다. 남편의 짜증으로 내가 속상한 적은 늘 시댁문제였다. 남편의 가족의 범위는 늘 시댁 식구를 포함한 거다. 당연하 소리라고 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남편은 좀 심한 편이었다. 부모님 문제로 힘든 것은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남편의 형제들 문제로 나와 아이들이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게 지겨울 정도다. 회사나 가정에서 아무 일이 없는데 갑자기 우울하게 지내는 날들이 있다. 그럴 때면 형제들에 걱정이 가득 찬 경우가 많았다. 난 이해하려고 해도 내 속이 밴댕이 속 알 딱지처럼 좁아터져 그런지 공감하기 힘들었다. 물론 형제가 힘들면 같이 괴로울 수 있지만 남편의 감정표현은 심한 편이다. 남들도 그러고 사는지 궁금해서 친한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그렇지도 않았다. 시댁 식구들이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먼저 나서서 해결사로 나서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형제들이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그만큼 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준만큼 받으려고 하는 마음은 아니지만 서로 간에 어느 정도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늘 신랑이 베푸는 인정을 받기만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시댁 식구들에게 싫다는 내색은 하질 않았다. 가끔은 분통이 터지고 갑갑할 지경이다. 형제가 짐스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드라마 '아저씨'에서 배우 이선균이 맡았던 역할을 보면 내 남편이 생각난다.
"세 식구 사는데 커다란 스타렉스가 왜 필요하냐고? " 말하며 부인이 화를 낸다.
"형제들과 어머님도 모시고 같이 다니려고 큰 차가 필요해"라고 이선균 말한다.
신혼 때부터 옷을 사러 가면 조카들과 형제들 옷을 같이 샀다. 어느 순간부터 쇼핑이 짜증 나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내가 나서서 골라주기도 한다.
남 편 것 사면서 "아주버님 것도 하나 더 사지 그래?"라고 말해본다.
가족의 범위가 왜 이리 넓어야 하는 건지 답답한 마음이 가득하다. 이제는 포기하고 남편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둔다. 내 아이들과 나에게도 늘 충실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본인이 그렇게 해야 성이 차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성을 들이니 시댁 식구들은 많은 일을 남편과 상의하려고 한다. 심지어 시댁 조카들도 남편을 믿고 따른다. 이럴 때 보면 존경심마저 든다. 아무리 형제라 해도 결혼하고 지내다 보면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남편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항상 형님과 여동생을 챙기며 지낸다. 좀 이기적인 남자들과 사는 여자들은 마음이 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20년이상을 살다보면 꼴보기 싫은 적도 많기 했다. 어떻게 늘상 좋을수만 있겠나!!! 그래도 오래 살다보니 편하다. 딴 남자 만나서 새로 맞추고 사는 것도 귀찮다. 서로 이만큼 이해하고 사는데도 20년이나 걸리는데 딴 놈 만나서 또 그러고 싶진 않다. 그놈이 그놈이지 뭐!!!
서로 맞춰가고 감사하고 고마워하고 살자!!!
남편 사랑해!! 당신은 세상마음부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