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자신 없다. 예전만큼 안돼!!!"
"귀찮아! 그냥 편하게 살래"
이런 말들을 주위 사람들로부터 듣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다. 중년에 되면 자주 듣게 된다. 40대까지만 해도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며 일도 하고 새로운 도전도 해보았던 사람들이다. 50줄이 되어가니 그런 의욕도 점차 사라졌다. 마음이 먼저 포기했다기보다 몸이 먼저 반응을 했다. 체력이 안되니 점차 자신감이 사라져 갔다.
아이들 키우고 내 시간을 가지면서 내 꿈도 찾아보려고 발버둥 칠 무렵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내 나이 이제 50살이 되었다. 점차 폐경이 찾아올 듯 말 듯 몸에서 신호를 보내왔다. 지난번 생리를 하고 나서 석 달이 지나도록 하지 않으니 마음이 불안해졌다. 젊은 시절에는 그렇게도 하기 싫던 생리였다. 여자들에게 얼마나 귀찮은 일거리인지 남자들은 알지 못한다. 잠 자기도 불편하고 문밖 일상에서 조심해야 하며 내 몸을 신경 써야 했다.
한때는 폐경이 되는 50대, 60대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몸이 홀가분할듯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주기는 벌써 한 달이라는 감각을 느껴보지 못할 정도로 빨랐다. 그런데 막상 50살이 되어 폐경의 기운이 찾아오니 서운함이 밀려왔다.
나이를 인식하게 되는 첫 번째 신호는 눈에서 시작되었다. 블로그, 유튜브를 하게 되면서 예전보다 노트북과 핸드폰을 자주 보니 눈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을 느껴졌다. 노안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눈이 따갑고 흐릿한 증상을 자주 느꼈다. 책을 볼 때는 그나마 눈이 편했는데 시가이 흐르면서 책 볼 때도 집중하기 힘들었다. 과거에 한국어교원자격증 공부를 할 때 같이 공부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가 그런 말을 했다.
"공부도 젊어서 해야 된다. 나이 드니깐 오후쯤 되면 글씨가 흐릿해서 잘 안 보이네."
그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오전에 잘 보이던 눈이 어떻게 오후가 되면 잘 보이질 않는다는 걸까라며 그 말을 의심했다. 이제 그 나이가 되어보니 정말 공감하게 되었다. 한참을 책을 보고 있으면 눈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는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내가 뭐하러 몸까지 망가져 가면서 이러고 있나 싶기도 했다.
몸의 피로도도 빨리 찾아왔다. 남들처럼 미라클 모닝이라도 흉내 내면 오후에 맥을 추지도 못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쁜 시간을 보낸 날을 오후쯤 되면 축 늘어져서 한두 시간쯤 보내야 회복되었다. 언젠가는 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갑자기 거실에서 삑~~~ 하는 소리가 들려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방송을 내보내기 전에 나오는 마이크 잡음 같은 소리였다. 집에 나 혼자 있을 때라서 누군가에게 물어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소리일 거라고 생각하고 무시해버렸다. 2주 정도 지나서 딸아이와 독서실에서 책을 보고 있을 때 이런 증상이 다시 일어났다. 갑자기 귀에서 그때 들었던 고음이 들려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서 귀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해보았다. 10여 초 정도 지나니 소리가 점차 잠잠해졌다. 이명증이 찾아온듯했다. 바로 핸드폰에서 이명증 증세에 대해 찾아보니 나와 비슷했다. 원인을 살펴보니 스트레스와 피로감인듯했다. 고민에 휩싸여서 보낸 시간들이 많았는데 내 몸에서 반응이 찾아온 거다.
건강이 기본이 되어야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나 자신이 짠하게 불쌍하단 생각도 들었다. 누가 돈 벌어 오라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뭔가 해보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렇지만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보다 백배 천배 열심히 사는 사람들 투성이었다. 뭔 놈의 미라클 모닝을 하는 사람은 그리도 많은지 놀랄 따름이었다. 왠지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할 듯했다. 새벽시간에 집중이 잘되는 건 나도 공감했다. 새벽에 글이라도 한편 써놓으면 아침에 마음이 홀가분했으니깐.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는 것이 당연스러운 문화가 돼버린 세상이다. 다른 사람들이 뭘 입고 뭘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내 생활과 확연히 비교가 되어서 그들의 부지런함 삶을 따라가고 싶었다.
스트레스와 부러움이 동시에 내 마음속을 후벼 팠다. 타인의 적나라한 삶의 모습들이 나를 힘들게 할 때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자극하면서 또다시 힘내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몸이 아파온다고 해서 내 꿈을 향한 여정을 멈추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속도와 방법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좀 더 여유를 가지면서 시간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관리가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되었다.
동네 헬스클럽에 연간회원으로 가입했다. 예전에도 운동을 다니던 곳이다. 옛날에는 다이어트를 주목적으로 운동을 했다. 한 시간 이상 운동을 하면서 뱃살과 근육 만들기에 주력을 했다. 하지만 50살이 넘은 시점의 운동의 목적은 달랐다. 내가 살려고 한 거다. 건강을 유지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금방 지쳐버리기 때문에 열정이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유산소 운동 위주로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러닝머신은 거의 하질 않았는데 이제는 필수 운동기구로 달리기를 했다. 컴퓨터를 자주 보고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다 보니 어깨 통증이 심해서 스트레칭이나 요가도 정기적으로 했다. 하루 일과 중 운동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일주일에 4일 이상은 꼭 헬스클럽에 다녔다. 운동하러 가지 못하는 날에는 유튜브를 보면서 요가를 하였다. 그전에는 바쁘거나 할 일이 많으면 운동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었다. 잠깐 짬을 내서라도 운동을 해야 내 몸이 따뜻한 온기가 순환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특히 중년에 운동은 필수로 해야 한다. 몸 건강이 마음건강까지 이어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하면 마음이 상쾌해져서 가족들이나 지인들을 대할 때도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보고 싶은 책을 읽고 배우고 싶은 것을 위해서 내 몸이 피곤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운동과 식사로 지속적으로 충천을 하는 것이 필수요소였다. 그것이 나를 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