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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예령 Sep 11. 2015

"바다가 있는 도시에 설계실은 일주일에 4번만 나가고"

밴쿠버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기 #3



한국에 있었을 때.. 

너무너무 답답하고 너무너무 힘들고,

너무너무 밴쿠버가 그립고, 밴쿠버가 아니라도 물가 근처에 살고 싶고, 

야근 안하고 저녁의 시간과, 바다냄새 나는 바람과, 깨끗한 공기가, 너무나 그리웠던 그 시절에.. 

늘 이렇게 되내였던 적이 있었어요. 


"바다가 있는 도시에, 설계실은 일주일에 4 번만 나가고, 

하루를 온전히 나를 위한 날을, 

그리고 나머지 둘은 온전히 당신과 우리를 위한 날들을-" 


어쩌다 보니.. 저 정말 지금 이렇게 살고 있네요.

역시 천번을 되내이면 진언이 되는 걸까요..? 




목요일.. 네, 오늘이 회사 마지막 날었어요. 

내일은 나오지도 않는데.. 원래 오늘까지 뽑으려고 했던 기본 도면은 뽑지도 못한 채, 

갑자기 맡게됐던, 작지만 할 일이 많은? 그 일 때문에 하루 종일 동동거리다 겨우 끝났다.. 싶어 

잠깐 머리를 식히러 회사 앞에 나갔다 왔어요. 마구 내리막을 걸어 단숨에 바다 앞까지 걸어갔어요. 


5년 전에 살 던 곳이 지금 회사랑 한블럭 차이라, 5년 전에도 너무나 많이 걸었던 그 하버예요. 



최근 저는.. 지난 4년을 인생에 없었던 것처럼 잘자.. 가 목표였어요. 

그런 생각으로, 그리고 정말 그때의 모든 상황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그렇게 기도하며 생각하며 지냈어요. 

물리적으로 시간과 나이를 돌릴 수는 없지만..그렇게 바라고 기도한지 반년 정도 많에.. 매우 근사값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하는데.. 오늘 같은 날이 그랬어요. 


바다를 걸으며, 오빠랑 참 오랫동안 통화를 했고, 

5년 전에  늘 장을 보던 urban fare 에 들러서 간단한 장을 보고,

다시 회사에 돌아와 디자인을 하고, 

.

.

.

그리고 그 모든 순간순간에 밴쿠버 바다냄새랑 바람냄새가 느껴졌고.. 많이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하루예요. 




"바다가 있는 도시에, 설계실은 일주일에 4 번만 나가고, 

하루를 온전히 나를 위한 날을, 

그리고 나머지 둘은 온전히 당신과 우리를 위한 날들을-" 



#20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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