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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예령 Mar 12. 2017

키친 캐비넷 디자인이 바뀌면  

몇날 며칠을 도면질을 하죠. 

참 힘든 한 주 였어요. 회사에서요.. 그 전 주에 걸렸던 감기가 여전히 낫지 않은 상황이었었고, 도면 작업이 말린데다, 처리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어요.  이정미 재판관님은 (취재진에게 찍힐 것이라는 것을 인지를 하면서도) 구르프를 두개나 말고 출근을 하셨을 만큼 (보통 여자들은 출근을 하면서 화장을 하고 머리를...;;) 정신이 없으셨는데, 저도 그만큼은 아니겠지만 정말 힘들게 버텼던 한 주 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드디어.. 주말은 오더군요.  아침에 부랴부랴 밀린 집안일을 하고 한의원은 다녀 오고, 점심을 먹으니, 벌써 늦은 오후가 되어 있었어요. 


저는, 캐나다 개발사/건설사 인터널 인테리어 디자인 팀 (ID team) 에서 인터미디엇 레벨로 일하고 있어요. 

한국의 아파트인 이곳의 콘도 내부를 설계하는 일을 해요. 


디베롭먼트 부서에서는 땅을 사고, 정부/시청과 이야기를 하고-

컨스트럭션 부서에서는 시공을 하고 (그 외 온갖 하청들을 주고 관리를 하고) -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부서에서는 시공을/하청 회사들을 관리를 하죠-

그리고 마케팅/영업 부서에서는 집을 마케팅을 하고 팔고 프리세일을 관리하고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법무팀/회계팀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구요.. 뭐.. 그런 회사예요. 


콘도의 each suite 들을 설계하고, common area (로비, 엘리베이터, 어메니티 공간들)을 디자인해요. 

그리고 콘도의 프레젠테이션 센터 (한국의 모델하우스) 디자인두 하구요..


한 프로젝트에... 부엌 가구 일체 디자인이 갑자기 바뀌었어요.

보통 프레젠테이션 센터를 착공 즈음에 오픈해서 프리세일을 시작하니까..

프레젠테이션에 모델 유닛들을 다 구현해서 넣어야 하는데, 그렇게 프레젠테이션에 지어진  캐비넷들을 보고 시니어 디자이너 분이 막판에 오류들을 잡아 내고, 레이아웃과 디자인을 막판에 다 변경한거예요.


덕분에 저는... 지난 일주일 내내 도면을 수정하고, 그러느라 정신이 없었었어요..

그리고 3월 말에 가구/조명 일체 들을 수십개의 리테일러스들에게서부터 오더하고/딜리버리 어레인지를 해 놨는데, 결국 다 리어레인지.. 캐나다나 미국 업체에서 들여 오는 가구/소품들은 그래도 좀 수월했었는데, 유럽에서 들여오는 가구/소품들은 또 얼마나 복잡했던지요.. 계속 캐드 치면서 계속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어요.


이런 주방 가구 도면은  RCP 전기/조명 도면 같은걸 그리는 것 보다는 훨씬 쉽지만,  그래도 이렇게 빠른 시간 아내 수개 타입의 부엌 레이아웃을 바꿔 도면을 쳐내는 건 정말 별로 자주 겪고 싶지 않은데, 너무 자주 겪네요. ㅎㅎ 한국처럼 밤을 새서 일한다거나, 야근을 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서, (회사에 너무 늦게 남아 있음 이상한 사람처럼 보임 ㅡㅡ) 정해진 근무시간에 초 집중해가며 해야하니, 그게 더 힘든 것 같아요. 흑흑.




늘..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벽지 색 고르고 가구 고른다는 편견을 안고 삽니다. 

(한국 사람에 한에서. 이건.. 한국에서 인테리어 데코레이터분들이 자신들을 디자이너라고 부르기 때문에;;)

하지만 원래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80% 가 설계도면 작업이고 20% 과 FF&E + Furnishing 을 합니다.

이상하게.. 엔지니어와 같은 극도로 전문적인 포지션들을 디자이너라고 부르는 유럽/북미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꾸미고 스타일링을 해주는 포지션들을 디자이너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뭐 불만이 있는건 아니지만..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그러면 사람들은 저를 벽지 고르고 가구 고른다고 생각하는거에는 조금 많이 헛헛합니다. 당연히 그것도 하고, 매우 중요한 일 중에 하나 지만 그건.. 그건.. 업무의 5프로 밖에 안된다는 건 좀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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