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있어요, 선생님

선생님도 모르겠어요.

by Julius



질문 있어요 선생님!

잠은 왜 자야 하고, 공룡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는지. 하늘과 신호등은 왜 파란색인지. 답변을 들어도 또 다른 궁금증에 손은 쉴 틈 없이 올라간다. 궁금함을 견디지 못하고 매일 같이 나의 종알거림을 듣게 되는 사람. 호기심 덩어리였던 나에게 선생님은 웃으며 이런저런 답을 들려주었다. 무엇이든 알고 있는 척척박사. 마치 세상의 모든 일들을 다 알려줄 것만 같았다.


늘 앞에 서 있고 수많은 질문을 받아야 하는 자리. 선생님은 항상 모든 준비가 끝나있는 줄만 알았다. "선생님"이라고 불리기 전까지는. 아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척을 하고, 아이들의 시간을 맡는 사람. 어깨가 무거워지지만 질문을 던지고 나의 답변을 기다리는 친구들을 보면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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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문제를 열심히 설명하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말문이 막혔다. 배웠던 것을 다시 설명한다는 일은 간단하지 않았고, 몇 년 전 배운 내용을 더듬으며 떠올리면서 한동안은 아는 척하기 바빴다. 하지만 학생 앞에서 “선생님도 모르겠어요”라고 매일 같이 말했다가는 언제 실업자가 될지 모를 일이다. 같은 내용을 몇 번이고 반복했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유창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지식이 아니라 연습의 결과였던 것이다.


선생님의 언어를 쓰고 괜찮다는 말이 습관처럼 나온다. 칭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답답함을 숨기는 일이 익숙해졌다. 몇 시간을 떠들다 보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날도 있다. 아이들은 피곤해하고 고민하면서 기특하게도 펜을 움직인다. 새로 들은 공식을 이해하기 위해 끙끙대거나 어려운 문제가 풀리지 않아 머리를 싸매는 모습. 수업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나에게 자신들의 시간을 맡기고 있는 친구들.


수업이 끝나고 빈 강의실. 지우개 가루만 남은 책상과 의자를 정리하고 학원을 나선다. 선생님의 체험판, 학원의 계약직 아르바이트생이었을 뿐이지만 나름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내가 지금껏 쌓아온 것들을 다듬어 건네어주는 일. 답을 주는 것보다, 그 순간만큼은 아이들의 더 좋을 내일을 바라는 마음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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