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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의 라디오 Aug 11. 2021

돌아보니 모든 걸음에
발자국이 있었다

점점 실력을 갖게된다는 것

우리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 수 없습니다. 경험하는 과정에서 알고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죠. 이상은의 노래 <언젠가는>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고개를 돌려 돌아보니 그제야 보이고, 느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숙해지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게 있잖아요. 와 닿지 않았던 명언들이 어느새 내 정신을 버텨주는 좋은 말이 되기도 하고요. 가벼웠던 말은 여러 경험을 거치게 되면서 제법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아갈수록 벼가 익는 것처럼 성숙하게 익어가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요,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몸이든 마음이든 앞으로 나아가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정신뿐만 아니라 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서툴었지만 점점 발전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 둘씩 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처음은 완벽할 수 없죠. 누구나 해보면서 자신만의 방향을 찾게 되고 점점 변화하면서 내 길을 단단하게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실시간 라디오도 하면서 유튜브 채널에는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 제 채널을 들어와 보면 영상이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왜냐면 중간에 올렸던 콘텐츠들을 많이 정리했거든요.


초반에는 제 라디오 청취자분들이 의리로 영상을 다 봐주시고 댓글도 열심히 잘 달아주셨어요. 그렇지만 조회수는 많지 않았죠. 그때는 ‘왜 내 콘텐츠를 많이 보지 않는 거지?’라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점점 영상을 만들수록 그 이유를 명확히 알겠더라고요. 초반은 지루하게 길고 쓸데없는 부분은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고, 말도 천천히 하는 데다가 재미나 감동도 없이 그저 ‘하고 싶은 말’하는 콘텐츠 같았어요. 요즘은 다들 필요 없는 부분은 스킵해서 핵심만 딱 보잖아요. (댓글에 몇분 몇초 재밌다고 하면 바로 눌러서 그 부분만 보는 것처럼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시간은 없는데 콘텐츠는 많으니 '그래서 대체 결과가 어떻게 되는 거야'하고 화면 오른쪽을 두 번 클릭해서 10초 뒤로 넘깁니다. 너무 넘기다 보면 어느새 영상이 끝나서 다시 돌려보거나 댓글로 내용을 확인하죠. (공감하시죠?)


요즘은 TV보다 유튜브를 많이 보니 예능 프로그램도 영상으로 편집해 유튜브에 올립니다. TV를 보지 않아 유튜브로 예능 프로그램을 종종 보는데요. TV에서 많이 하는 연출있잖아요, 그래서...(5초 뒤) 결과는? 하고 자막을 달면서 화면을 여러 각도로 잡고 5초에서 8초 정도 시간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오른쪽 부분 클릭 두 번하면 바로 결과를 볼 수 있죠. (그러면 60분짜리 영상은 대략 40분 이내로 다 내용을 알고 볼 수 있습니다.)


영상 속도를 내 맘대로 조절하면서 생긴 습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좋은 건 다시 돌려보기. 얼마 전에는 ‘댄싱9’이라는 댄스 경연 프로그램 클립을 찾아봤는데요. 클립마다 춤을 어떻게 추게 됐는지 이런 부분은 빨리 넘겨서 스킵하고, 춤부터 보기 시작하면서 멋있는 부분은 다시 돌려서 보고 또 보고 했습니다. (이것도 공감하나요?) 이런 습관이 생겨서인지, 영화관에서 영화 볼 때 멋있는 장면이 나왔을 때 속으로 '엇, 잠깐 10초 전으로 돌리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니까요.



직접 영상을 찍어보고, 편집해보고, 반응을 보면서 다른 영상도 참고해서 많이 보니 제 영상이 인기가 없던 이유를 알게 되더군요. 그래서 유튜브 영상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고민이 되어서 영상 전공을 했던 친구에게 이야기를 털어놨어요. "친구야, 내 유튜브 찍은 걸 봤더니 참 재미가 없더라 어떡하지?"라고 말했더니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오, 축하해!
그거 너 보는 눈이 생겼다는 거야


한편으로는 좋은 방향이라고 합니다. 뭔가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 시점부터 ‘보는 눈’이 생겨 발전을 하게 된 거니까요. 그래서 좀 더 불필요한 부분은 자르고, 나만의 영상 분위기를 만드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유튜브에서 잘 만든 영상을 볼 때 참고를 많이 합니다. 편집은 이렇게 속도감을 주는 게 좋겠구나! 자막과 함께 효과음도 넣고! 물론 그런다고 해서 제가 영상 작업을 오래 하신 분들이나 전공하신 분들만큼 안 될 거예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발전했다는 게 어디입니까. 이후에 다시 한번 그 친구에게 유튜브 영상 평가를 해달라고 했더니, “이제 재밌고 잘 편집도 했는데 왜 안 보지?”라고 하더군요. (아직 DJ줄리는 인기와 인지도가 없다는 사-실)


그래도 계속 앞으로 노력해서 더 발전할 겁니다. 얼마 전 유튜브를 보면서 마음에 안 드는 영상은 스리슬-쩍 비공개로 돌려놓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예전에 지인이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나, 아는 사람 중에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하루에 1개씩 올리는 사람이 있었다? 근데 쉬지 않고 계속 그걸 올린 거야. 그랬더니 놀라운 건 처음에 올린 그림이랑 현재 그림이랑 실력이 완전히 다르다는 거지. 계속 그리면서 스스로 발전을 하더라고.”


저도 점점 발전하고 있는 거겠죠? 2020년 2월 마지막 주부터 실시간 라디오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거의 빠짐없이 매일 2시간씩 했습니다. 그랬더니 요즘에 라디오 진행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는 청취자분들이 늘어났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실력이지만 쉬지 않고,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지속해나간다면 나만의 색이 더욱 단단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벽시계와 닮아 있습니다. 분침이 1을 지나쳐 12까지 달리고 다시 1로 시작할 때, 같은 길을 가는 것 같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분침이 한 바퀴를 돌면 시침이 한 발자국 나가 있습니다. 분침이 반복해서 같은 행동을 하는 것 같아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거죠. 매일 같은 자리에서 일하면서 똑같이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나의 몸과 마음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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